[허준기자] 이통3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무선 분야에서 SK텔레콤이 굳건히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KT와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히고 있는 모양새다.
이통3사의 2분기 실적자료를 살펴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마케팅 비용 축소로 인해 영업이익이 대폭 확대된 반면, KT는 종전과 비슷한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천5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2% 급등했다.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천4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독 KT의 영업이익만 제자리 걸음이다.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천4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7% 상승에 그쳤다. KT 역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비용이 줄었지만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무선매출은 정체됐는데 유선매출이 매 분기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KT의 걱정거리다.
KT는 "유선매출은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 미디어 콘텐츠 사업 및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추진중인 올IP 서비스 확대를 통해 유선 경쟁력을 유무선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무선 분야서 KT와의 격차 좁혀
LG유플러스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LG유플러스는 무선매출만 비교했을 때 KT와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좁히고 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무선매출은 1조1천733억원이다. KT는 1조7천522억원, SK텔레콤은 2조7천8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여전히 3위이지만 2위 KT와 매출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년동기 LG유플러스의 무선매출은 9천875억원, KT의 무선매출은 1조7천401억원이었다. KT 무선매출이 정체된 지난 1년 동안 LG유플러스 무선매출은 꾸준히 상승했다. 1년 전 약 7천500억원 차이나던 무선매출 격차가 불과 1년만에 5천800여억원 차이로 줄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크게 상승한 점도 눈에 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ARPU는 3만3천834원으로 SK텔레콤의 3만4천12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KT는 3만1천615원에 그쳐 경쟁사와 2천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번호이동 시장에서 6개월 연속 가입자 순증을 기록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4월부터 4개월 연속 가입자 순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경쟁사 고객을 야금야금 뺏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3분기에는 다를까 '글쎄'
암울한 2분기를 보낸 KT가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단 무선분야에서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달 30일부터 1주일간 단독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타격도 3분기 실적에 포함된다. 또한 KT는 LTE 시장 진입이 늦었던 것처럼 LTE-A 시장으로 빠른 진입에 실패했다.
SK텔레콤이 6월, LG유플러스가 7월에 주파수묶음 기술(CA)을 활용해 LTE-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반면, KT는 아직 LTE-A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900㎒ 대역의 주파수 간섭 문제가 심각해 CA를 통해 LTE-A 서비스가 힘들다는 것이 KT 측의 입장이다.
CA가 안된다면 KT는 8월에 열릴 주파수 경매에서 1.8㎓ 인접대역을 낙찰받아 광대역 서비스로 LTE-A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KT가 인접대역을 낙찰받는다는 보장도 없지만 낙찰받는다 하더라도 광대역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일러야 4분기에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쟁사들은 전국 84개시에 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보다 빠른 데이터 속도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경쟁사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입을 모아 "하반기에도 LTE-A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주도해 회사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천명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KT도 무선매출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KT 김범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무선 매출 확대를 위해 ▲인지도 개선 ▲유통망 강화 ▲네트워크 품질 강화 ▲차별화된 상품 등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LTE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LTE에 대한 우리 인지도가 낮다. LTE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하고 유무선망과 IPTV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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