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승합차의 '속도제한장치' 의무 장착으로 신차 시장에서 승합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자동차 '그랜드 카니발'은 8월 16일 이전 출고 차량의 계약이 완료됐고,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이 달 중순께 계약이 모두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공포한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오는 8월 16일부터 출고되는 4.5톤 이하 승합차에는 의무적으로 속도제한장치를 장착해야 한다.
승합차의 속도를 시속 110km로 제한해 교통사고를 줄이고 연비도 향상시킨다는 취지다.
신차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 된 승합차의 중고차 시장 상황은 어떨까.
27일 SK엔카 등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내달 16일 출고 차량부터 적용되는 승합차 속도제한장치 의무장착은 중고차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기존 차량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중고 승합차를 구입한다면 속도제한 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속도제한에 답답함을 느끼는 소비자들 때문에 신차 품귀 현상이 빚어져 많은 수요가 중고차로 대거 유입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했던 공급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연식별로 많은 양의 매물들이 공급되기 때문에 신차 시장에서의 일부 수요가 유입된다고 해도 갑자기 시세가 올라가거나 공급이 부족한 사태는 빚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해당 모델 승합차의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국산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변동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3월부터 코란도 투리스모 매물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됐지만 전체 승합차의 비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세 역시 일반적인 수준의 중고차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12인승 왜건 CVX 럭셔리는 지난 6월 2012년식 시세가 80만원 상승했지만, 이는 4월에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발생해 이후 적정 수준의 시세로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 카니발 R 그랜드 카니발 GLX R 스페셜 역시 2011년식 시세가 지난 4월 50만원 하락했던 점을 제외하면 소폭의 상승 또는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4WD GT는 지난 6월 시세가 100만원 하락한 후 현재 3천10만원의 거래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속도제한장치가 장착돼 있는 차가 본격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나오게 되면, 같은 연식이라도 속도제한장치가 없는 모델과 중고차 가격이 차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더 선호하는 차의 수요가 높아 중고차 가격도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속도제한장치가 달려있는 차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가격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정인국 SK엔카 종합기획본부 정인국 본부장은 "승합차 속도제한장치 의무장착으로 인해 중고차 매물 가격의 폭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중고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실제로 시행된 이후 연식에 따라 시세가 강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