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이 지난 상반기 정부 조직개편과 3·20 사이버테러 등의 변수로 인해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업체들의 경영 실적은 개선됐지만 다수 보안기업들은 상반기 공공 사업발주가 지연되고 보안 투자가 대부분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목표치를 밑도는 실적으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안랩(대표 김홍선)과 시큐아이(대표 배호경), 이글루시큐리티(대표 이득춘),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 등 주요 정보보안업체들은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떨어진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전체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는 모습이다.
안랩은 올 상반기 매출액 602억 원, 영업이익 16억5천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43억원)했으나 영업이익은 72%가 감소했다. 시큐아이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 이익이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목표치에는 모두 미달했다.
안랩 관계자는 "망분리 사업과 관련 상반기에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금융권 망분리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사업자 선정이 늦어졌다"며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 관련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펄펄' 날던 일본 진출 보안 업체들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약 18% 감소한 160억원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개인정보보호솔루션 매출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목표치를 훨씬 상회한 150억원의 일본 매출을 기록했던 윈스테크넷도 엔저 지속의 여파로 당초 목표한 200억원의 매출액을 다소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빅3 보안업체 중에는 인포섹(대표 신수정)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이 회사는 보안관제·보안서비스 매출 상승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 대비 20% 가량 성장한 4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같은 기간 매출이 소폭 상승하며 올해 목표치에는 도달할 전망이다.
SGA(대표 은유진)도 2분기 실적을 집계 중이나 1분기 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4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상반기 실적도 무난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버 보안, 전자문서 솔루션 분야 매출 상승이 원인이다.
분야별로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업체들이 호조를 보였다. 파수닷컴(대표 조규곤)도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 증가해 올해 상반기 목표치를 달성했다. 마크애니(대표 한영수)는 모바일 보안 사업 수요가 지속되며 올 상반기 전년 대비 15% 성장한 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파수닷컴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 및 해외 사업장 확장 등 기존 고객 대상으로 DRM 기반 개인정보보호솔루션 매출이 증가했다"며 "각종 사고와 개인정보보호 법률 강화 움직임으로 법적인 요구사항 만족을 넘어 실질적인 보안을 위한 솔루션 도입 요구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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