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애플의 3분기(4~6월)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이는 최신 제품인 아이폰5보다 저렴한 구형 제품의 판매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를 어떤 제품으로 타개할지 관심이 모인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은 3분기 순이익이 69억달러, 주당순익 7.4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88억달러, 주당 9.32달러) 대비 21.5% 줄어든 실적이지만 시장 예상치가 주당 7.32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꽤 선전한 셈이다.
이는 3천120만대에 달하는 아이폰 판매 호조 덕분이다. 하지만 그 중 구 모델인 아이폰4와 4S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CIRP) 자료에 따르면 지난 4~6월 전체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아이폰5가 52%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4S와 4가 차지했다. 이들 아이폰 구형 제품들은 2년 약정에 공짜이거나 100달러 이하의 저가폰에 해당했다.
이날 실적발표에 나선 팀 쿡 애플 CEO도 "구형 아이폰4 구매자들 가운데 최초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수가 많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저가 아이폰 출시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애플=프리미엄 공식 언제까지 갈까?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쿡 CEO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믿지도 않는다"라며 "애플의 성장 동력은 새로운 제품,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의 견해가 무엇이든 시장의 전망은 '프리미엄 시장 포화, 중저가폰 시장의 부상'인 것이 분명하다.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고급형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3억4천만대에서 올해 3억8천만대로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더 떨어져서 5%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89%, 2011년 59%, 2012년 26%로 줄어들더니 올 들어 더욱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부분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수익성 하락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의 우려를 커지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시장 전망치 10조2천억원을 크게 밑도는 영업익 9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휴대폰을 포함한 IM(정보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6조5천억원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 시장 내 50%를 넘어서면서 경쟁이 가열된 게 수익성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다. 이는 인도, 중국 등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필요한다는 분석을 가능케한다. 애플의 차기 제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애플이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아이폰4, 4S급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은 저가 태블릿 시장의 부상에 따라 아이패드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저사양, 저가로 분류했지만 사실 넥서스7 등 저가 태블릿에 비해 100달러 이상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초저가폰을 내놓느니 차라리 아이폰4나 4S를 더 저렴하게 파는 전략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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