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제2의 스마트혁명은 TV에서 일어날 것이다."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는 22일 광화문 올레 스퀘어에서 HTML5를 지원하는 웹기반 IPTV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 피처폰 시절 사용비중이 3% 수준이었던 데이터서비스가 스마트폰 혁명 이후 음성과 문자를 능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것처럼 IPTV에서도 마찬가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HTML5을 기반으로 한 IPTV가 제2의 스마트혁명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TML5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기본 언어인 HTML의 최신 버전이다. HTML5 기반의 웹 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은 iOS나 안드로이드 OS와 호환되며 PC, 스마트폰, 스마트IPTV를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다.
기존 TV 플랫폼으로 많이 사용하던 안드로이드 OS의 경우 해당 운영체제에 맞는 앱을 별도로 개발하고, 개별 앱스토어에 허가를 받고 앱을 등록하고 수정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웠다.
반면 웹 기반의 HTML5는 개발자가 플랫폼의 종속 없이 자유롭게 앱을 개발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고 구글의 종속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사업자들은 HTML5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TV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TV에 웹 브라우징을 더했다? PC에 TV기능을 더했다!
KT는 지난 1월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IPTV 서비스인 '올레TV 스마트팩'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웹 브라우징, 안드로이드 앱 지원, 스마트폰·태블릿 속 콘텐츠를 TV로 공유하는 '홈 플레이' 정도 등을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기존에 선보인 스마트 IPTV가 웹 브라우징이 가능한 TV였다면, 6개월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웹 기반 '올레TV 스마트'는 TV기능을 갖춘 PC라는 설명이 더 적합할 듯하다.
일례로 올레TV 스마트에서는 웹에 존재하는 콘텐츠와 방송 콘텐츠를 결합한 '매시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시청자들은 야구 중계를 보면서 다른 구장의 현황, 선수들의 기록 정보 등을 한 화면에 같이 볼 수 있다. 포털의 스포츠 중계로 봤던 그 장면을 안방의 TV로 옮겨온 것이다.
현재는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만 지원되지만 KT는 향후 골프,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에도 매시업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요리, 여행 등 비스포츠 분야까지 매시업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여행 프로그램에 매시업을 적용할 경우 관련 여행지 정보 뿐만 아니라 여행사와 연계한 상품정보 제공하고 구매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KT미디어허브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 매시업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개발자와 협업하고 방송에 웹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며 "프로세스의 틀이 잡히면 기간 단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연내 스포츠 전 분야, 비스포츠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고 설명했다.
매시업 서비스 이외에도 양방향 교육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개인방송 등 PC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TV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1:1 영어 교육 서비스 '21 잉글리시'는 IPTV를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고객이 학습에 직접 참여해 발음교정, 회화 연습 등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Wiz게임'은 별도 구축된 스트리밍 망을 이용해 콘솔게임 수준의 고사양의 게임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DVD는 본인이 구매한 콘텐츠를 TV, 스마트폰 등 각종 스마트기기에서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고 가상DVD로 클라우드 DVD 서비스도 지원한다.
현재 새롭게 출시되면서 추가된 콘텐츠는 프로야구 매시업, 클라우드 게임, 양방향 영어교육 등을 포함해 약 8종이다. HTML5의 특성상 개방성과 호환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기존 HTML5 스마트TV와도 달라"…미들웨어도 HTML5
KT는 올레TV 스마트가 지난달 티브로드가 공개한 HTML5 스마트TV 서비스 '스마트 플러스'와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레TV 스마트는 미들웨어부터 HTML5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에는 양 쪽을 매개해주는 미들웨어가 존재한다. 응용프로그램이 잘 구동될 수 있도록 조절해주는 것이 미들웨어다. 일반적으로 TV의 경우 방송을 전송하기 위해 데이터방송 규격인 오캡(OCAP)이나 에이캡(ACAP)과 같은 전용 미들웨어가 들어가게 된다.
다시 말해 HTML5 기반의 스마트TV라 할지라도 미들웨어까지 HTML5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 전용미들웨어 표준까지 고려해 앱을 제작해야 했다. 하지만 KT는 미들웨어까지 HTML5를 적용한 것.
이 때문에 스마트TV 생태계를 외부로 확대해 더 빠르고 손쉽게 다양한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력이 가능해졌다.
올레TV 스마트 '100M달리기'와 '다트' 게임을 제공한 권혁태 DGMIT 대표는 "기존 스마트TV와는 달리 여러 가지 까다로운 기준 없이 HTML5 표준에만 따르면 돼 기존 개발비용의 10% 정도 전환비용만으로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개발사들이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김주성 사장은 "티브로드가 선보인 하이브리드 HTML5 스마트TV에서도 올레TV 스마트가 구현하는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지만 미들웨어, 웹 2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뛰어난 확장성과 양방향성을 적극 활용해 실시간 방송과 웹 정보가 융합된 진정한 차세대 IPTV 서비스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레TV 스마트에 11월까지 신규 가입할 경우(이코노미 기준) 9천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 1월 출시된 올레TV 스마트팩 서비스 가입자는 셋톱박스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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