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황당 피소…"음란물 차단 왜 안해"

[김익현기자] 송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애플이 이번엔 황당한 소송을 당했다. 이용자들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음란물을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제품을 팔았다는 게 소송 이유다.

미국 테네시 주에 거주하고 있는 크리스 세비어란 사람이 지난 달 내쉬빌 지역법원에 애플을 제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아스테크니카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비어가 애플이 "음란물을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기계를 판매했다"면서 손해배상과 함께 침해 행위 금지를 요청했다.

PC나 태블릿 같은 기기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건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세비어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 세비어가 애플을 제소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재미 있다.

세비어는 소장에서 "애플을 사랑하며, 늘 가족친화적인 자세를 보여온 애플의 가치를 신뢰한다"면서 "이런 회사가 온라인 포르노그래피와 음란 콘텐츠를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가족의 가치를 훼손하고 섹스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전혀 차단하지 않는 건 애플의 가치와 상반되는 처사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모든 애플 제품을 안전 모드로 판매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음란물을 걸러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미리 탑재해달라는 것이다. 또 18세 이상 성인들이 애플 제품을 구매할 경우엔 패스워드가 있어야만 음란물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세비어가 내세운 소송 제기 이유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사파리에서 페이스북(www.facebook.com)에 접속하려다 오타를 내는 바람에 음란 사이트를 찾게 됐다는 것. 그 뒤 음란물에 중독되면서 아내와의 사이도 나빠졌다는 것이 세비어의 주장이다.

세비어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애플이 안전모드로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소를 취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