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12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태(鬼胎.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태어났다는 뜻)'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표현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가 원만하게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만 일하자는 분위기 하에서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을 듣고서는 그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번 발언은 국가 원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명예훼손·모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요 국가 위신을 스스로 짓밟고 격하시키는 정치인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홍 원내대변인을 질타했다.
이어 "(홍 원내대변인이) 이러한 언사를 정치인 개인이 아니라 당직자로서 한 만큼 민주당은 응분의 조치를 취해 달라"며 "발언의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당의 입장에서 한 것인지, 개인의 입장인지를 밝혀 주고 본인은 발언을 취소하는 동시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변인이 전·현직 국가 원수에 대해 모욕을 넘어 저주하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 사안은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귀태'라느니, 아베 일본 총리와 같다느니 막말을 한 것은 국민을 모독한 것임은 물론 정치권에 몸 담은 국회의원으로서 해선 안 될 극언"이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막말정치, 저주의 정치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고, 심재철 최고위원은 "홍 원내대변인의 막말, 망언이 금도를 넘었다. 그야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홍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라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홍 원내대변인이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녕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며 "야당 대표의 정중한 사과와 함께 홍 원내대변인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촉구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홍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을 문제 삼아 이날로 예정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예비 열람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 상임위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위 활동만이라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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