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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이번엔 동영상 스트리밍서 붙는다


삼성, 이스라엘 박시 인수 vs 애플, 훌루 인력 영입

[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눈길이 똑같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향하고 있다. 치열한 스마트폰 단말기 승부에 이어 미래 격전지로 예상되는 스마트TV 시장에서 질좋은 콘텐츠를 선점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4일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박시'(Boxee)의 핵심 인적자산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박시는 지난 2007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을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TV 셋톱박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는 미국 뉴욕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기업 합병이 아닌 박시의 직원 일부를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더마커, 엔가젯 등 현지 외신들은 이번 인수 가격이 약 3천만 달러 수준이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에브너 로렌을 포함해 약 45명의 직원들이 삼성전자로 옮겨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서비스 벤처기업에서 CEO를 포함한 핵심 인력들을 채용한 것은 사실상 기업 인수나 다름 없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스트리밍 기술 관련 핵심 인적자산을 확보해 관련 콘텐츠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 역시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고위 임원을 전격 영입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애플이 훌루(Hulu)의 피트 디스태드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훌루 역시 박시와 비슷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피트 디스태드 수석 부사장은 훌루에서 가입자 확보는 물론 케이블TV 업체들과의 콘텐츠 협상 및 보급, 마케팅 파트너십 등을 담당했던 핵심 인재다. 이에 따라 그는 애플에서 애플TV에 확충할 콘텐츠를 위해 케이블 업체들과의 협상을 타결시키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스트리밍이 스마트TV '킬러 콘텐츠'

삼성과 애플이 박시와 훌루 같은 업체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스마트TV의 킬러 콘텐츠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앱스토어에 등록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스마트TV는 풍부한 동영상 콘텐츠 등 '볼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세계 각국의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며 자사 스마트TV에 콘텐츠를 대거 확충하고 있다. 현재 ▲미국 버라이즌을 포함해 ▲호주 텔스트라 ▲인도 NDTV 컨버전스, 머니컨트롤, 훈가마, 타임즈뮤직 ▲북유럽 엘리온 ▲북유럽 안텔 등이 삼성 스마트TV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 역시 셋톱박스(STB) 형태의 애플TV로 스마트TV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향후에는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한 완제품 형태의 'iTV'(가칭)로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TV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훌루 플러스 등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미국 케이블TV 방송사인 HBO에서 제공하는 모든 TV 에피소드와 영화, 또 세계 최대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의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24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스카이뉴스(Sky News), 일본 애니메이션과 한국 드라마 등을 제공하는 크런치롤(Crunchyroll), 음악 콘서트 영상을 보여주는 켈로(Qello) 앱도 애플TV에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컨텐츠 업체들과의 제휴를 늘려가는 한편 이번 건처럼 잠재력 있는 기업에 대한 M&A로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이같은 스타트업 기술 등 확보를 위한 M&A 전담 조직을 운영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박시 인력 인수와 관련 "추가 M&A 등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도 스마트TV용 게임 개발 및 멀티스크린용 앱을 개발해온 미국 모블(MOVL)을 인수한 바 있다.

애플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케이블 업체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동안 외신들은 애플이 타임워너의 케이블 방송을 애플TV에 추가하는 콘텐츠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보도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협상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향후 몇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영입한 훌루의 피트 디스태드 수석 부사장이 애플과 케이블 업체간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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