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대화록 공개' 강력 반발…'신뢰 프로세스' 타격

[윤미숙기자] 북한이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반발,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7일 새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괴뢰보수패당이 우리의 승인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뇌 상봉 담화록을 공개한 것은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 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절대 용납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조평통은 "이번 담화록 공개가 청와대 현 당국자의 직접적인 승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청와대 연루설을 제기했다.

조평통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전대미문의 정권 강탈음모가 세상에 드러나고 그에 대한 각계층의 규탄과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론의 이목을 딴 데로 돌리고 정권 위기를 수습하며 통일민주세력을 '종북'으로 몰아 거세말살하기 위해 수뇌 상봉 담화록을 공개하는 망동으로 단말마적 발악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사실 '종북'을 문제시하려 든다면 역대 괴뢰당국자치고 지금까지 평양을 방문했던 그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 지난 2002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조평통은 "괴뢰보수패당이 말끝마다 '신뢰'요 뭐요 하지만 가장 신성시해야 할 북남 수뇌분들의 담화록까지 서슴없이 당리당략의 정치적 제물로 삼는 무례무도한 자들이 그 무슨 신뢰를 논할 체면이 있는가"라며 "도대체 '수뇌상봉', '정상외교'의 진정성을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치권을 휩쓴 대화록 공개 사태는 향후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격(格) 논란'으로 무산된 남북 당국 간 대화도 당분간 열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정상회담 대화록이 남북 간 신뢰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