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사태, 전·현직 대리점주 갈등으로 확산

[정은미기자] 남양유업 사태가 전·현직 대리점주 사이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3일 남양유업 피해 대리점주협의회는 오는 2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사측과의 2차 협상에 대해 결렬을 선언했다. 남양유업이 현직 대리점주를 이용해 어용단체를 만들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 대리점주협의회는 "본사가 현직 대리점주들을 압박해 새로운 대리점주협의회를 결성한 것은 더 이상 우리를 대화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본사에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대리점들에서 본사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대리점주협의회에 가입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새로 발족된 협의회측이 어용단체임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현직 대리점주 1천500여명이 참여해 최근 발족한 대리점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들은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로 비하 발언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리점협의회측은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는 어용단체가 아니며 자생적으로 조직된 만큼, 피해자협의회는 본 협의회를 존중하고 향후 비방적인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협의회에 대해 "자신들이 피해보상을 많이 받고자 불과 10여명의 전직 대리점주가 주축이 된 일시적 단체에 불과하며, 1천여 개의 모든 현직 대리점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협의회의 어용단체 주장은 전국대리점협의회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우리는 피해자협의회의 이와 같은 주장이 계속될 경우 법적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 측도 "대리점의 단체 결성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2차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섭에 대해 결렬의 뜻을 밝힌 적이 없다"며 "남양유업은 어떠한 대리점의 단체 결성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피해대리점협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피해대리점협의 요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24일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다른 단체 결성을 핑계로 협상에 나오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협상장에 나와 대화로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