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은 9일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5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기존 2.75%에서 0.25%p 인하했다.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한 뒤 동결기조를 이어가다 7개월 만에 낮춘 것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던 시장의 허를 찔렀다.
지난 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시장 종사자 대상 5월 기준금리 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71.3%는 한국은행이 현 기준금리(2.75%)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달에는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실제로는 동결돼 예상이 빗나간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그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쳐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각각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려주면 더 좋다", "정책효과는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 형태로 진행돼야 효과가 난다"며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됐지만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충분하지 못하다"며 "민간 투자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한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한 상황이었다.
전날 올해 경제성장률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6%로 내린 금융연구원도 "경기 상황에 적합한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며 한은을 압박했다.
유럽, 호주, 인도의 금리 인하에 이어, 밤사이 폴란드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3%로 낮추는 등 여러 나라들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는 추세도 한은에 부담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간 금리 변경 의사가 없음을 굽히지 않아 주목을 받았었다. 지난 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 총회에 참석중이던 김 총재는 "작년에 내린 0.5%p도 굉장히 큰 것이다,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나라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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