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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硏 "저성장 방치, 日보다 심한 상황 온다"


고정투자 둔화로 성장률 둔화···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이경은기자] 한국이 저성장 문제를 방치하면 장기 저성장에 빠진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는 8일 '저성장, 고착화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위기 이후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저성장의 악순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 측은 "저성장 문제를 방치할 경우 이력효과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성장이 다시 둔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우려가 높다"고 봤다.

이력효과란 저성장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주체가 성장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고 기대 성장율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총생산이 잠재 생산수준에서 멀어져 가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특히 일본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당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으나,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며 "국내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경우 지난 1990년대의 일본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설비투자 등 고정투자 둔화를 지목했다. 지난 1970년대에 17.9%에 달했던 고정투자 증가율이 지난 2003~2012년에는 1.6%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70년대에 40%에 육박하던 고정투자의 성장 기여율이 10%대로 추락하는 등 양적성장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 측은 "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노동·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투입을 확대해 성장 기여도를 제고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보수적인 투자관행, 해외투자 선호와 주기가 짧은 IT(정보통신) 위주의 투자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과거와 같은 설비투자에 따른 성장 기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활발한 25~49세의 핵심 생산인구가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도 제한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생산요소의 이탈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정부 및 기업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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