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게임업계에 '착한 유료화' 바람이 불고 있다.
착한 유료화는 이용자들이 유료 아이템 구매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유료화를 뜻한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에게 최소한의 혜택을 주지만 구매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큰 불편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국내 유력 게임회사인 넥슨코리아와 NHN 한게임은 신작 총싸움게임 '워페이스'와 액션게임 '던전스트라이커'를 론칭하면서 공식적으로 '착한 유료화'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넥슨코리아 론칭실 이정배 실장은 "워페이스의 착한 유료화 정책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며 "유료 아이템이 게임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새로운 유료화 정책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던전스트라이커를 개발한 아이덴티티게임즈 김태연 기획팀장도 "과금 이용자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무과금 이용자는 시간을 투자해서 과금 이용자와 동등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던전스트라이커 유료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착한 유료화를 '부분유료화 2.0'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열렸던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강연자로 나선 아이덴티티게임즈 이준영 씨는 "한국의 부분유료화는 정체기를 겪고 있다. 당장의 매출을 보지 말고 미래의 매출을 봐야 한다"며 "부분유료화 2.0 시대는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시간을 판매하는 시대"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착한 유료화의 시작은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는 게임에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을 전혀 판매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이 도입한 소위 '확률형 아이템'도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없다.
리그오브레전드가 판매하는 아이템은 대부분이 꾸미기 위주의 아이템. 꾸미기 아이템을 구매함으로써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얻는 혜택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리그오브레전드는 엄청난 PC방 점유율을 기록하며 PC방 과금으로만 연간 최소 1천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료 아이템 판매 매출까지 합치면 매출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착한 유료화'가 게임 이용자들에게 각인되면서 더이상 기존 부분유료화 아이템으로는 이용자들을 끌어 들이지 못하게 됐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유료화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게임의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게임의 유료 아이템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그오브레전드는 한국 게임업계의 기존 수익모델을 완전히 뒤바꿔버린 게임"이라며 "리그오브레전드로 인해 기존에는 무난히 잘 팔리던 유료 아이템에도 과도한 유료 아이템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 부분유료화 모델이 단기간에 빠르게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었다면 요즘의 착한 유료화는 일단 이용자들을 게임에 잡아둔 뒤 서서히 매출을 증가시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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