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야후는 왜 섬리를 인수했을까?
지난 달 야후가 영국 고등학생이 개발한 섬리란 뉴스 요약 전문 앱을 3천만 달러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올해 17세인 닉 달로이시오가 이 거래 하나로 순식간에 억만장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후는 섬리를 인수한 뒤 곧바로 앱스토어에서 빼 버렸다. 대신 자신들의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섬리의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일(현지 시간) 야후가 섬리를 인수한 건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섬리보다는 뒤에 있는 SRI 인터내셔널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SRI는 애플의 자랑인 음성인식 기술 '시리'의 모태가 된 기업으로 유명하다. SRI 출신 연구원들이 독립해 나온 뒤 개발한 기술이 바로 시리다.
◆"섬리 앱 자체만 놓고 보면 그다지 매력 없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 근거로 몇 가지를 꼽았다. 섬리 자체만 놓고 보면 실속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우선 섬리 창업자인 닉 달로이시오는 여전히 런던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야후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선 엄청나게 먼 거리다. 달로이시오를 비롯한 핵심 인력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섬리 앱을 다운받은 사람이 그다지 많은 편도 아니다. 수익도 별로 없다. 게다가 섬리의 핵심인 뉴스 요약 기술 역시 달로이시오를 비롯한 창업자들이 개발한 게 아니다. SRI가 개발한 것으로 돼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여기에다 또 다른 문제점을 추가했다. 확인 결과 섬리 앱도 직접 만든게 아니란 것이다. 영국 최대 모바일 마케팅 대행사인 소모(Somo)란 곳에서 만들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결국 야후는 이용자가 많은 편도 아니고, 수익도 내지 못할 뿐 아니라 기술이나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도 없는 신생 회사를 3천만 달러란 거액에 인수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섬리만 놓고 보면 해답이 안 나오는 거래란 게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분석이다. 그럼 야후가 섬리를 인수한 진짜 이유는 뭘까?
◆"모바일 뉴스 전략 때 요약 기술 적극 활용"
야후가 SRI와 '지식 전송'과 IP, 코드, 및 기술 인수 관련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SRI는 시리의 모태가 됐던 기업이다. 실제로 야후 내부에선 SRI를 '야후의 시리'라고 부르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야후가 개인 맞춤형 뉴스 피드 서비스를 할 때 요약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야후는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공략할 때 요약 기술이 특히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에 비해 화면이 작기 때문에 긴 글을 보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야후는 이런 역할을 달로이시오를 비롯한 섬리 인력에게 맡기진 않을 전망이다. 야후의 모바일 조직이 이 일을 맡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달로이시오, 최소 17개월 의무 재직 조항 있어
그럼 야후는 왜 굳이 섬리를 인수했을까?
일단 원천 기술을 달로이시오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섬리의 독창적인 코드는 닉 달로이시오가 개발한 것이다. 닉 달로이시오가 기본 얼개를 잡은 뒤 SRI가 기술 개발과 인공 지능 경험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야후는 섬리를 인수하면서 달로이시오가 17개월 동안은 의무적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따라서 야후가 섬리를 인수한 건 이런 모든 부분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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