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다. 비전이 있는 회사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권태영 AMD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총괄 사장은 5일 삼성동 AMD코리아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매각설에 휩싸일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당면한 AMD가 삼성전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AMD의 APU는 삼성전자 전체 PC수량 중 20%의 비율로 급성장했고 삼성전자 노트북 전 제품군에 AMD의 그래픽카드(GPU)가 탑재된다.
APU는 중앙처리장치(CPU)와 GPU를 통합한 AMD의 메인보드. 지난 2010년 회사의 APU가 삼성전자 PC에 탑재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불과 2년 만에 20%로 성장한 것이다.
AMD에 따르면 삼성전자 PC제품군 중 자사 APU가 탑재된 제품은 2개, 판매되는 국가도 7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4~15개 제품군에 탑재돼 4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AMD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게 된 데에는 권태영 대표의 다이아몬드 전략이 유효했다. 권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AMD에서 삼성전자, 도시바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하다가 지난 2월 AMD의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권태영 대표는 "과거에는 AMD 본사와 삼성전자 본사끼리 제품을 사고파는 게 커뮤니케이션의 전부였다"며 "삼성전자에 AMD의 부품을 판매하는 게 끝이 아니라 AMD 부품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파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이아몬드 전략을 고안해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전략이란 AMD의 본사와 지역별 담당자, 삼성전자의 본사와 지역별 담당자를 한 데 묶어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도모하는 형태다.
권 대표는 "AMD의 각 지역 담당자들은 그동안 글로벌 PC시장 1위인 HP와 주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굳이 삼성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느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다이아몬드 전략을 통해 그런 생각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부품을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영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해외시장에서 우리가 확보한 유통채널을 공유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이 매우 돈독해졌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AMD는 삼성전자를 통해 APU 시장뿐만 아니라 GPU 시장에서도 기회를 잡게 됐다. 그동안 삼성전자 노트북에는 AMD의 라데온과 엔비디아 지포스가 탑재돼왔다. 지난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 노트북에는 전량 AMD의 라데온이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는 지난 2년간 이같은 삼성전자와의 비즈니스에서 매출을 1000% 올리는 등 엄청난 성장을 보였지만 회사는 더 큰 목표를 잡고 있다.
권대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자신감에는 올해 삼성전자의 PC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PC사업부와 무선사업부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PC 판매량 목표를 5천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대비 3배 이상 높인 수치. 5천만대 판매를 달성할 경우 HP와 레노버에 이어 글로벌 톱3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PC사업부가 무선사업부로 통합되면서 전략이나 체제에 변화가 생겼고 이러한 변화들이 AMD가 새롭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며 "올해 글로벌 PC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당초 목표를 달성한다면 AMD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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