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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놀이' 등 사이버폭력 '심각'


[인터넷 선진국, 이젠 문화다]④"스마트폰 사용시간 정할 필요"

[민혜정기자] # 서연주 씨(가명, 24세)는 조카 서윤서 양(11세, 초등학생)의 카카오톡을 들여다본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넌 이제부터 왕따야"라는 글로 시작된 조카의 채팅방엔 "넌 이제 왕따니까 우리가 하라는대로 해", "내일 너 내 가방들어"와 같은 일방적인 명령들과 욕설이 가득했다. 보아하니 윤서도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며 따돌림에 동참하고 있었다.

연주 씨는 조카에게 친구끼리 이러면 안된다고 타일러봤지만 "놀이일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주 씨가 '채팅방 나가기'를 누르자 윤서 양은 "그럼 나도 왕따가 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10대들에게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는 집, 학교 외에 경험하는 또 다른 사회다.

지난해 12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2 무선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12세~19세)의 무선인터넷 이용률은 93.4%에 이른다. 안타까운 사실은 '또 다른' 사회에서도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폭력이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전국 고등학생 2천574명과 대학생 2천3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명 중 1명(24.9%)이 SNS를 통해 누군가로부터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누군가에게 욕설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전체 응답자의 29%였다.

SNS에서 누군가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8%가 ' 있다'고 답했고, 6.8%가 누군가를 따돌린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왕따 놀이' 등을 들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등에서 한 친구를 왕따로 지목한 뒤 집단으로 괴롭히는 사이버폭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런 놀이 때문에 왕따를 당했거나 이를 목격한 네티즌들의 사연이 잇따라 게재됐다.

학부모 윤선희 씨(42)는 "스마트폰을 학교에 들고 가지 말라는 정도로 아이의 휴대폰 사용을 제어하고 있다"며 "아이들도 사생활이 있는데 카카오톡이나 SNS를 일일히 들여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안 세상에 갇히지 않도록 사용 시간을 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 중독대응센터 문현실 상담원은 "강제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이 지킬 수 있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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