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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인텔, 외부 CEO 깜짝 발탁?


유명 헤드헌터업체 고용…"내외부 인사 똑 같이 고려"

[김익현기자] 순혈주의를 고수해 왔던 인텔이 외부에서 '깜짝 발탁'을 하는 걸까?

인텔이 폴 오텔리니 후임 최고경영자(CEO) 영입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유명 헤드헌터업체를 고용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헤드헌터 고용이 외부 영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5월 은퇴하는 폴 오텔리니 CEO 후임자 물색 작업을 위해 헤드헌터 전문업체인 스펜서 스튜어트& 어소시에이츠를 고용했다.

◆44년 역사상 외부 CEO 영입 사례 없어

지난 1968년 설립된 인텔은 그 동안 한번도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적 없다. 로버트 노이스,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 등 창업자 3인방에 이어 크레이그 배럿, 폴 오텔리니에 이르기까지 전부 인텔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해 11월 폴 오텔리니가 은퇴 계획을 밝힌 직후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인텔은 브라이언 크래니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스태이시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르네 제임스 소프트웨어 부문장 중 한 명이 CEO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텔리니 역시 지난 해 12월 6일 내부 인사 중 CEO를 발탁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텔리니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인텔 내부에 예전과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인텔 측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후임 CEO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후보는 없다"면서 "이사회에서 내외부 후보들을 똑 같이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경영진으론 모바일 전략 힘들어" 판단했을 수도

이처럼 인텔이 후임 CEO를 물색하면서 외부인사에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모바일 전략 실패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현 경영진들이 모바일 전략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외부 인사 쪽에 더 무게를 두게 됐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윈텔'로 불리면서 PC 시대를 주도했던 인텔은 최근 들어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바일 쪽으로 급속하게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는 시장 상황 변화를 제대로 따라집지 못한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해 S&P 500지수가 평균 13%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인텔 주가는 15%나 떨어졌다.

인텔에게 더 아픈 건 '최대 반도체업체' 자리를 라이벌인 퀄컴에게 넘겨줬다는 점이다. 퀄컴은 지난 해 주가가 13% 상승하면서 11월 들어 시가 총액 면에서 인텔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벼랑 끝 상황에 내몰린 인텔이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CEO 영입'이란 깜짝 선택을 할까? 연초 조용한 실리콘밸리에 인텔 CEO 영입 건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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