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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의 변신 '비(非)IT에 답이 있다'


[IT서비스 생존 법칙 DNA를 바꿔라] 변신하는 기업들

[김관용기자]'DNA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

IT서비스 기업들은 정보기술(IT)과 비(非)IT를 접목시킨 융복합 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IT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분야로까지 진출하면서 'IT서비스 기업은 IT기업'이라는 지금까지의 정체성도 과감히 던져 버릴 기세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인수합병과 조직개편이다.IT서비스 기업들은 사업을 처음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중견 기업을 인수하거나 사업부 재편과 계열사 설립 등으로 신규 비즈니스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SDS는 물류 컨설팅 기업을 인수하면서 IT기반 물류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SCL본부를 신설해 물류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했고 LG CNS는 방위산업체를 인수해 국산 무인헬기 개발 사업까지 추진중이다.SK C&C는 온-오프라인 통합 중고차 매매 업체인 엔카네트워크를 인수하면서 'B2B2C'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에도 골몰하고 있다.포스코ICT는 원전 계측제어 정비기업인 포뉴텍(PONUTech)을 새롭게 출범시키면서 원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얼핏 보기에는 이들 기업이 IT와 무관해 보이는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미 개발한 IT시스템을 이종 산업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LG CNS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사업과 태양광 발전, 헬기 제조 등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과 한화S&C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사업은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그린IT 사업들이다. 삼성SDS의 물류 사업이나 SK C&C의 중고차 매매업 또한 IT를 바탕으로 타 산업의 효율화를 도모하자는데서 출발한 신사업들이다.

특히 IT서비스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변신은 몸집 불리기의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3자물류'에 IT를 결합시켜 '4자물류' 서비스를 구상하는 삼성SDS는 삼성전자 등의 계열사 물류 업무를 바탕으로 외형 확장을 꾀하고 있다.LG CNS는 지난 해 카셰어링업체 에버온을 설립하면서 전기차 사업에 진출했다. SK C&C는 엔카네트워크를 인수하면서 매출액 2조원대 회사로 발돋움했다. 포스코ICT는 삼창기업의 원전 사업부문을 인수해 포뉴텍이라는 원전 사업 자회사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IT는 아니다'라고 규정지었던 미 개척지에서 IT서비스 기업들의 새로운 길은 시작되고 있다.

◆이종 산업에 IT 접목시켜 시너지 창출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재편의 이면에는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이종 산업에 적용시켜 성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물류 사업에 진출한 삼성SDS의 '물류 공급망관리(SCL:Supply Chain logistics)' 사업은 삼성SDS가 보유한 공급망관리(SCM) 기술에 물류서비스를 접목한 사례다. 삼성SDS의 물류 공급망관리 서비스는 1천억원 넘게 투자한 통합 물류 플랫폼인 '첼로(CELLO)'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화주기업(고객기업)에 배송·보관·유통·가공 등 두 가지 이상의 물류 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3자물류'에 IT솔루션과 컨설팅을 추가한 차세대 물류 서비스 '4자물류(4PL)'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전통적인 물류업에 IT를 접목시켜 전체 물류 현황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하고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는게 핵심이다.

실제로 포스코와 두산 글로넷 프로젝트에 적용된 삼성SDS 첼로 플랫폼은 생산 계획에서부터 물류 실행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시스템 통합을 통해 물류 통합 관리와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를 위한 자동화도 실현했다.

이와 함께 삼성SDS가 공들이는 융복합형 디지털 공간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DSC)'와 '스마트 인프라 엔지니어링(SIE)' 등의 신사업도 이종 산업에 IT를 접목한 모델이다.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는 물리적인 공간에 디지털기기, 유무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첨단 IT와 디자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삼성SDS는 현재 도서관과 전시관, 박물관, 복합쇼핑몰 등에 DSC 기술을 적용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 인프라 엔지니어링(SIE)의 경우에는 사회기반시설 인프라에 지능화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시킨 서비스로 스마트 시티, 지능형 교통시스템, 지능형 빌딩관리시스템 등 유비쿼터스 환경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LG CNS 스마트솔루션과 태양광 발전, 전기차 사업 등에 진출하면서 IT융복합 분야를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한데 이어 지난 2012년에는 헬기 제조 분야에 까지 진출하며 국산 무인헬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무인헬기 비행체 개발과 지상에서 무인헬기를 원격 조정하는 지상통제시스템을 통합한 무인헬기 표준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LG CNS는 기체 제작을 위한 장비 제조 기술과 기체에 내장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 원격조정을 위한 무선통신 기술, 비행제어와 자동항법을 위한 비행제어 알고리즘, 기반 시스템 연동을 위한 지상통제 소프트웨어 기술 등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LG CNS가 추진중인 태양광 사업도 자체 개발한 '스마트 그린 솔루션(Smart Green Solution)'과 결합해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트 그린 솔루션은 빌딩 한 채부터 대규모 도시까지 손쉽게 스마트 그린화할 수 있는 통합솔루션으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제어하는데 필요한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시스템 운영자는 컴퓨터 한 대만으로 실시간 발전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갑자기 발생한 장애 상황도 사전 감지한다.

LG CNS는 앞으로 모바일을 이용한 시스템 원격 제어와 발전소 추가 건설 시 한 곳에서 모든 시스템 상황을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SK C&C 또한 기존 성장사업 개발 조직을 사업개발실로 확대 개편해 IT와 비(非)IT를 접목시킨 신사업 발굴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m-커머스, 스마트 그리드 등의 융복합 서비스 분야를 ICT사업 조직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전기차의 핵심 시스템인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와 스마트 그리드를 위한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기술 등의 신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ICT도 IT와 제어, 전기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살려 기존의 IT서비스 사업과는 다른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환경 등의 엔지니어링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인 포스코LED를 통해 LED 조명 제품 공급과 조명시스템 구축, 제어 솔루션까지 조명 관련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과 한화S&C도 기존 지능형빌딩시스템(IBS)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의 그린IT 구축 경험을 살려 에너지 분야를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중이다.

◆비(非)IT와 IT의 결합으로 외형 확대도

IT서비스 기업들의 융복합 사업과 비IT 영역 진출이 기업 몸집불리기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삼성SDS의 물류 사업 진출이나 SK C&C의 엔카네트워크 인수, LG CNS와 포스코ICT의 이종 산업 기업 인수를 통한 자회사 설립의 이면에는 외형 확장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SDS가 물류 서비스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물류 부분을 이관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물류비는 연간 3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며 삼성그룹 전체는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S의 연간 매출액이 5조원을 밑도는 상황에서 물류 부분을 삼성SDS가 모두 담당하게 될 경우 단숨에 10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기존 물류에 IT를 접목시켜 삼성그룹 전체의 물류 서비스가 효율화되고 자동화 될 경우 물류비 규모는 현재보다 훨씬 더 커진다.

SK C&C의 엔카네트워크 인수도 마찬가지다. SK C&C는 지난 해 말 온-오프라인 통합 중고차 매매 업체인 엔카네트워크를 686억원에 인수했다.

SK C&C는 엔카네트워크 인수로 2012년 연간실적 최초로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SK C&C의 2011년 연간 매출액은 1조7천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엔카네트워크의 실적이 반영된 2012년에는 2조2천4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 해 엔카네트워크 매출액이 4천68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SK C&C는 엔카네트워크 실적에 힘입어 2조원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해 엔카네트워크와 인포섹 등 자회사 매출 총액은 7천144억원을 달성했다.

SK C&C는 현재 엔카 플랫폼에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의 IT를 접목시켜 글로벌 차원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 또한 에버온을 설립하면서 자회사를 한 개 더 추가했다. 에버온은 카셰어링 업체로 향후 LG CNS의 전기차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셰어링은 필요한 만큼 차를 빌려 쓰고 반납하는 서비스로 렌터카 사업과 비슷한 개념이다.

LG CNS는 지난 해 서울시가 발주한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 LG CNS는 이미 2009년부터 투자해오고 있는 전기차 충전솔루션 개발과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앞서 LG CNS는 서울시 전기차 및 충전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수행한바 있으며, G20 행사 충전인프라 운영, 서울시 및 수도권 지자체 사업,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충전기 및 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추진중인 포스코ICT 또한 2012년 최초로 1조원 매출액을 돌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IT기업인 포스데이타와 엔지니어링 기업인 포스콘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포스코ICT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변신했다. 대형 프로젝트를 턴키(Turn-Key)로 수주할 수 있는 체제를 확보함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해 포스코ICT는 매출액 1조177억원, 영업이익 457억원, 당기순이익 40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포스코ICT는 지난 해 100% 출자한 원전 계측제어 정비기업인 포뉴텍을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포스코ICT가 삼창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원전 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으로,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 발전소의 계측제어 부문 정비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향후 포뉴텍을 통해 원전 계측제어 시공과 시운전, 원전 기기 제조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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