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13이 지난 1월11일 막을 내렸다. 세계 3천 여개 IT 업체들이 다양한 IT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였다. TV를 제외하곤 눈이 번쩍 뜨이는 혁신 제품이나 신기술이 없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PC나 스마트폰은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많지 않았다. 다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일본 가전기업이나 IT업계 선두주자를 꿈꾸는 중국 업체들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장 눈에 띄었다.
글| 김현주 기자 @hannie120 사진 | 김현주 기자- 각사 제공
◆삼성전자 차세대 플렉시블 OLED 윰 공개
CES2013에서 주목 받은 디스플레이 기술은 단연 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렉서블 OLED ‘윰’이다. 플렉서블 OLED 윰은 기존의 유리 기판 대신 매우 얇은 플라스틱을 적용해 제품이 휘어질 뿐만 아니라 깨지지 않는다. 실수로 떨어뜨려도 망가지지 않고, 수첩형으로 접어서 다닐 수도 있는 스마트폰이 실제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올해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우선 삼성전자는 갤럭시S4에는 이 디스플레이를 채용하지 않았다.
◆세계 최초 곡면 OLED TV의 등장
“TV 화면이 살짝 휘어있네!” CES2013에 깜짝 등장한 삼성전자, LG전자의 곡면 OLED TV는 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실제 현장에서 봤을 때 110인치 UHD TV보다 존재감이 살짝 떨어졌지만 이 55인치 TV는 ‘휘었다’는 이유만으로 신기했다. 제조사들은 ‘영화같은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CES2013 최고의 스마트폰은 소니 엑스페리아
다양한 외신에서도 베스트 스마트폰상을 받은 소니 ‘엑스페리아Z’는 실제 완성도 및 기능 측면에서 가장 우수했다. 엑스페리아Z는 풀 HD 해상도의 5인치 화면과 물에 빠져도 끄떡없는 방수 기능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제공해 타사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오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서도 소니폰이 우수한 폰으로 꼽힐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소니TV의 반격...삼성이 긴장한 이유는?
소니는 삼성전자, LG전자보다 앞선 기술의 4K OLED TV를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4K는 기존 고화질(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울트라HD’라고 부른다.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OLED TV는 풀HD급에 그친다. 매력적인 색 재현도와 정밀도를 자랑하는 이 56인치 TV는 아직 원형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이 TV를 볼 수 있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니 기술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했다.
◆새로운 OS의 탄생 ‘우분투’
이번 CES2013에서 캐노니컬은 구글 레퍼런스(기준)폰인 갤럭시 넥서스에 우분투를 적용한 제품으로 터치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시연했다. 우분투는 세계 PC 사용자 중 2천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OS다. PC뿐 아니라 다양한 스크린에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등장하게끔 개발됐다. 구글, 애플 OS에 정면 경쟁한다는 목표다. 스마트폰용 우분투는 물리, 터치 버튼을 없애고 터치 스크린을 활용한 제스처 입력 방식을 적용했다. 화려한 손가락 신공이 필요해 보이는 이 OS는 아쉽게도 사용성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 시연은 했지만 직접 만져보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중국이라고 무시하지마라
<화웨이 어센드D2 >
세계 스마트폰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아직 내놓지 않은 풀HD급 스마트폰이 CES2013에서 대거 공개됐다. 그 주인공은 중국업체들. 화웨이는 어센트D2를, ZTE는 ‘그랜드S’를 각각 공개했다. 1.7Ghz 쿼드코어 CPU에 2GB 램, 1천300만 화소 카메라까지. 고급스러운 외관에 컬러감각까지 겸비한 이 폰들은 앞으로 몇 년 내 스마트폰 대세는 중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짝퉁 갤럭시S? 짝퉁 아이패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업체 ‘창홍’의 부스에는 다양한 스마트폰이 전시됐다. 외관이 마치 삼성전자 갤럭시S와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사양도 3년전쯤 최신이었던 듀얼코어 CPU에 500만화소급이다. 중국가전업체 ‘하이얼’에도 아이패드와 닮은 ‘하이얼패드’가 눈길을 모았다. 분명 앞 모습은 아이패드인데 뒤는 하이얼이 틀림없다.
◆‘기조연설의 축제화’ 퀄컴 <마룬5>
올해 처음으로 CES의 기조연설을 맡은 모바일 반도체 기업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 그의 등장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기조연설장을 찾아온 손님들이다. 지난해까지 기조연설 단골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스캇 챔버 세서미 워크샵 수석 부사장, 기예르모 델 토로 영화감독, 레이서인 브레드 케제로우스키, 영화 스타트랙의 배우 엘리스 리브까지. 1시간30분을 축제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퀄컴은 음악까지 사랑하나보다. 행사 시장에 앞서 먼저 나온 노래는 다름아닌 싸이의 ‘강남스타일’. 행사 끝은 마룬5가 등장했다. 얼핏 딱딱해보이는 반도체 기업의 이미지를 ‘크리에이티브’로 바꿔놓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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