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네덜란드 대표기업인 필립스전자가 80년 역사를 뒤로 하고 소비자 가전시장에서 대폭 철수한다.
필립스는 29일(현지 시간) 오디오, 비디오, 멀티미디어 및 액세서리 사업 부문을 일본 후나이전기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더소스가 보도했다. 매각 규모는 현금과 브랜드 라이선스 비용 등을 합해 총 2억180만달러 수준이라고 더소스가 전했다.
필립스는 가전 사업 부문을 매각한 뒤 의료 장비와 조명 제품 쪽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필립스전자 측은 "후나이전기에 넘기는 것은 가전사업 중 라이프&엔터테인먼트 부문이다"면서 "면도기나 주방가전 사업은 계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때 라디오-카세트 분야 선두 자리 지켜
지난 80년 동안 가전 사업을 해 온 필립스는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카텔 루슨트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유명했다. 필립스는 1930년대엔 세계 최대 라디오 공급업체로 군림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또 1963년 오디오 카세트 사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 1972년에는 세계 최초로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를 만들었으며, 1983년엔 컴팩트 디스크를 선보였다.
하지만 필립스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계속된 비디오 테이프 표준 경쟁에서 일본의 VHS에 패배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결국 필립스는 오디오 사업 등을 일본업체에 넘기면서 사실상 소비자 가전시장에서는 발을 빼게 됐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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