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디스플레이 장비 할당관세 혜택, 올해부터 없어진다


5개 품목 제외하고 모든 장비 품목 8% 관세 내야

[박계현기자] 올 들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일부 디스플레이 장비의 관세를 감면해 주던 혜택이 사라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 유사 산업과의 세액 불균형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1월 1일부터 관세법 71조에 따라 관세를 감면해주던 할당관세 혜택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품목을 모두 제외시켰다.

할당관세는 산업경쟁력 강화, 세율불균형, 물가안정 등을 위해 6개월 또는 1년간 관세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이다. 중소기업, 첨단핵심산업의 경우,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관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07년까지 증착기·건식식각기·도포기·OLED용 막성장장치(C.V.D) 등 주요장비 7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됐으나, 2008년 이후부터는 8%의 기본 관세에서 50%를 감면 받은 4%의 할당관세가 이들 장비에 적용됐다. 그리고 올 들어선 이마저 제외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장비 도입에 따른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 됐다.

TFT-LCD 8세대라인의 신규 투자비용은 1라인당 투자비용이 2조~3조원으로 이 중 약 70%가 장비투자금액으로 집행된다.

디스플레이 산업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공장자동화 등의 관세혜택을 통해 패널업체들이 그간 장비를 국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도입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으나, 국내 장비업체에는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 가격적 이점을 상쇄하는 단점이 있어 관세 감면 혜택을 줄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대부분의 장비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보호협정(ITA)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는 것과 달리,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난 1996년 ITA 제정 당시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세 적용을 받는 품목이 적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노광기·습식식각기·세정기·박리기·현상기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만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계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할당관세 품목에서 아예 제외시킬 경우, 유사산업인 반도체 장비와 세액 불균형이 커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할당관세 품목을 지정하는 주체인 기획재정부 측은 "디스플레이산업의 경우, 그동안 할당관세 지원을 많이 받았으며, 이미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디스플레이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관세 혜택 축소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국회감사에서 디스플레이 신청 품목은 모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혜택이 돌아가는 장비로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중소 장비기업들에선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중소 장비업계 관계자는 "할당과세는 국가가 세수를 깎아주면서 디스플레이 업체에 외산장비를 들여오기 쉽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국산 장비의 성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100% 국산화가 진행되지 않았던 장비의 경우 관세장벽으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패널을 생산하는 대기업들도 이미 LCD 라인 투자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굳이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있었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장비의 할당관세 제외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LCD 신규 투자가 더 이상 큰 액수로 집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디스플레이 산업이 이미 세계 1위 산업이라는 정부 측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패널 시장이 OLED 중심으로 본격 전환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산업 특성상 국산화가 전혀 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장비에 대해서 적용되던 관세 감면 혜택 마저 전혀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12월까지 관세 감면 품목이었던 진공증착기(Evaporation System) 장비는 1대당 약 500억원의 고가 장비로 2011년에 비해 장비가격이 41.3% 올라 혜택이 사라질 경우 관세부담이 크다"며 "또 이 장비는 국내에선 기술력이 부족해 생산할 수 없는 품목으로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장비업체 대표는 "디스플레이 쪽은 노광기 하나 빼고는 국산화가 진행돼 대부분의 공정에서 국내 장비를 써도 충분하다"며 "국내에서 해당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가 없다면 투자금액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는 것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디스플레이 장비 할당관세 혜택, 올해부터 없어진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