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지난 10월초 99만원에 출시된 팬택 베가R3가 최근 알뜰폰(MVNO)인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을 통해 일명 '버스폰'으로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알뜰폰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통신망을 임대받아 비슷한 서비스하는 사업자로 저렴한 요금이 특징이다. '버스폰'이란 다른 폰으로 옮겨가기 전에 잠시 갈아타는 휴대폰, 혹은 버스비 정도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폰을 뜻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로 번호이동하는 조건으로 베가R3를 1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조건이 최근 등장했다.
그 동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고객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고가의 폰이 버스폰이 되는 경우는 잦았지만 알뜰폰을 통하는 건 흔치않은 일이다. 즉 '헬로모바일'을 통해 베가R3에 보조금이 대거 투입됐다는 뜻인 것.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정부의 보조금 규제 및 베가R3 재고 사정과 무관치 않다.
팬택은 내년 초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그 전에 베가R3 재고 처리를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1개월간 버스폰을 판매하는 온라인 이동통신대리점에서 베가R3는 단골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에서 보조금 과다 지급을 규제하고 있어 이동통신 3사를 통한 가격 조절이 어려워지자 CJ헬로비전까지 물량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CJ헬로비전은 이동통신 사업을 하지만 보조금을 대거 투입할 만큼 여력은 없다. 정부는 CJ헬로비전과 같은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해 보조금 규제를 하지 않는다. 이해관계가 적절히 엇갈리면서 보조금이 제공된 베가R3가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보조금 빙하기'가 계속되자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보조금 사정이나 재고처리 사정과 맞물리면서 베가R3가 알뜰폰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주 휴대폰 보조금을 과다 지급한 통신 3사에 대한 제재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지난 8월부터 심화된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에 대한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보조금이 제한되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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