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2014년 태블릿은 노트북을 앞설 것이다."(뱅크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은 4년 내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다."(IDC)
태블릿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의 성장이 IT시장의 주요 화두였다면 올해는 태블릿의 성장세가 주목을 받는 한 해였다. 대표적인 시장조사기관들도 앞다퉈 태블릿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는 태블릿이 2014년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의 39%를, 노트북은 35%를 차지해 태블릿PC가 노트북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태블릿PC 출하량을 1억1천710만대에서 1억2천23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오는 2016년 판매 예상치도 당초보다 2천130만대 늘어난 2억8천270만대로 높였다. 이는 올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업계는 올해 태블릿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저가형 태블릿의 등장'과 '윈도8의 출시'를 꼽는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저가형 태블릿의 출시와 윈도8을 앞세운 MS까지 태블릿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PC시장의 위축으로 주요 PC업체들이 태블릿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태블릿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패드, 태블릿 시대의 서막을 열다
애플은 지난 2010년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중간 개념인 휴대용 기기 '아이패드'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태블릿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아이패드 이전에도 태블릿은 존재했다. 태블릿은 2000년대 초반 화면에 글씨를 써서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무기로 시장에 등장했으나 당시에는 필기 입력의 정확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터치 기술이 발전하면서 태블릿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애플은 아이팟·아이폰과 같이 부드럽고 정확한 터치를 구현하는 아이패드를 선보였고 이 제품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아이패드를 시발점으로 각 제조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태블릿을 출시했다. 델과 에이수스 등 글로벌 업체들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탭'으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7인치 저가형 태블릿 전쟁 돌입
10인치 크기의 대형 태블릿이 주를 이루던 초기 태블릿 시장과는 달리 올해는 7인치 저가형 태블릿이 대거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7인치 태블릿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휴대성과 합리적인 가격이 강점이다.
저가형 태블릿 전쟁에 도화선이 된 것은 구글의 넥서스7. 구글은 지난 7월 에이수스와 손을 잡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7인치 태블릿 넥서스7을 출시했다. 30만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에 고사양의 넥서스7은 저가형 태블릿 시장의 돌풍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은 10만원 대의 넥서스7 후속모델 출시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의 흐름에 "7인치 태블릿은 없다"던 강경한 입장의 애플도 7인치 태블릿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였다. 7인치대 제품까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태블릿 시장에서의 독주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밖에 기존 7인치 시장을 선점해왔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까지 전면전 양상을 보이며 7인치 태블릿 시장 규모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7인치대 태블릿 시장 규모가 올해 3400만달러로 지난해(1천700만대) 대비 2배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로 67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독주에서 다자간 경쟁으로
태블릿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애플의 독주에서 벗어나 애플과 구글, MS 다자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태블릿 시장은 애플의 독주아래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MS가 터치를 기반으로 한 윈도8을 출시하면서 경쟁구도가 바뀌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운영체제별 태블릿 점유율을 애플의 iOS가 53.8%,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42.7%를 기록했다. 윈도는 2.9%에 불과하다.
하지만 윈도8의 출시에 힘입어 4년 뒤인 2016년에 윈도 점유율은 10.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애플의 iOS는 49.7%,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39.7%로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애플이 전체 태블릿 시장의 90% 이상을 점하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안드로이드와 경쟁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며 "향후 윈도8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태블릿들이 출시되면서 3자간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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