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부은 눈과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이 선대위 해단식을 갖고 18대 대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문 후보는 애써 쾌활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김현 대변인과 진선미 대변인 등 여성 대변인들이 눈물을 흘리자 등을 두드리며 위로할 정도였다.
문 후보는 "개인적으로는 참 힘이 들었지만 늘 행복했다"며 "많은 분들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제가 많이 부족한데도 훨씬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도 "제가 캠프에는 이렇게 고맙다는 감사 인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해냈다는 보람을 드려야 하는건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고 할 때는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이날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우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2% 부족했다"며 "후보의 부족함 외 우리의 부족함이 무엇인가. 많이 이야기되는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우리 민주통합당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문 후보는 이어 "우리가 우리 진영의 논리에 갇혀 중간층의 지지를 좀 더 받아내고 확장해나가는데 부족했을 수도 있다. 또는 우리가 바닥 조직에서는 부족해 여전히 공중전에 의존하는 선거를 치렀다는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며 "이를 제대로 성찰해내고 이를 해결해나간다면 이번 선거 패배야말로 앞으로 오히려 새로운 희망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후보는 "개인적으로 제가 새로운 시대를 한번 이끌어보겠다는 한 꿈은 끝이 나지만 민주통합당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다음 정부 동안 국정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 다음 정부가 빠질 지도 모르는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 다음에는 보다 좋은 후보와 함께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제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우리 민주통합당과 함께 했던 시민사회와 국민연대, 우리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게 되면 거기에는 늘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선대위를 이끈 정세균 상임고문 역시 "선거는 끝났지만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 펼쳐져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민주통합당이 정말 좋은 정치로 국민의 민생을 돌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새로 시작하는 책무가 있다"고 새로운 시작을 강조했다.
정 상임고문은 "문재인 후보가 말한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시대에 대해 비록 우리가 집권을 하지는 못했지만, 국민들께 드린 약속은 실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새 정치,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를 우리 민주통합당이 앞장서 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기간 내내 함께 했던 선대위 실무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소회를 밝힐 때는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는 모습이었다.
함께 유세에서 율동과 지지를 외쳤던 유세운영팀의 자원봉사자가 "오늘 같은 날 예쁘게 화장을 하고 오려 했지만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눈물이 그치지 않아 차마 화장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을 때 선대위 관계자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함께 흘렸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그동안 우리 모두 김대중이라는 술, 노무현이라는 술, 김근태라는 술에 취해만 있지 않았나"라며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이 민주당에게 이제 그 술 좀 끊고 맑은 정신 상태에서 다시 국민 생각을 좀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원봉사자는 "나랑 술잔 기울인 사람, 다른 술잔 마신 사람, 내 술잔을 거부한 사람은 다 버리고 잠시 술잔을 내려놓으라고 말한 것"이라며 "우리가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라는 술을 어떻게 끊겠냐만은 잠시 내려놓자. 국민들이 그 술병, 술잔을 따라줄 때까지 잠시 놓자"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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