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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비상에 전기료 2억 절감기술이 있다고?


'클라우드'로 전기료 줄이는 SKT 사례 '화제'…백화점-병원 등에도 확산

[강은성기자] SK텔레콤에 근무하는 3년차 직장인 김지원씨(27세). 퇴근시간이 넘었지만 다음날 내야 할 자료 때문에 야근하는 중이다.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 퇴근할 때마다 사무실 조명이 꺼져 이제 지원씨 자리에만 유일하게 불이 들어온 상태. 밤 10시가 넘어서야 일을 마무리한 지원씨가 출입카드를 문에 갖다대자 자신의 자리에 들어와 있던 유일한 조명이 꺼졌다.

50여년만에 닥친 초겨울 한파에 예비 전력이 임계치에 달하는 등 '전력 블랙아웃'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에너지를 절약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이같은 시기에 SK텔레콤이 개발한 지능형 전력절감 기술인 '클라우드 벰스(BEMS)'가 주목을 받고 있다. 벰스는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대형 건물의 전력을 지능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낭비되는 전력을 막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솔루션이다.

SK텔레콤은 벰스를 개발한 후 자신들의 사옥에 가장 먼저 직접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간 전기료만 2억5천만원을 절감했다.

전기도 아끼고 전기료를 수억원씩 줄일 수 있다는 벰스 기술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달 초 SK텔레콤 본사 을지로 T타워를 찾았다.

◆1년간 줄인 전기료 2억5천만원

정문 현관을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가 얼어붙은 뺨을 감싼다.

"T타워 로비와 2층에는 첨단 미래ICT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티움 등 전시관이 위치해 있어 SK텔레콤 고객과 여러 대외 손님들이 늘 찾기 때문에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행한 SK텔레콤 직원이 재빨리 설명을 덧붙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구성원들이 근무하는 장소로 올라가자 적당히 쾌적한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7월부터 SK T타워(을지로 소재), SK남산 그린빌딩(남대문로 소재), SK텔레콤 미래경영연구원(경기도 이천 소재) 등에 도입하고 통합운영실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구축 후 1년여가 지난 현재, 이 회사가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줄인 전기료만 1억1천600만원에 달한다. 다른 사옥과 전력 관련 부대비용을 합산하면 총 2억5천여만원을 줄였다.

SK남산 그린빌딩에 위치한 통합관제센터를 관할하는 유병찬 센터장은 "T타워 같은 경우 이미 저전력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전력 운용 설비가 구동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벰스를 도입해 보다 지능적으로 전력관리를 한 결과 7%정도의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타워의 경우 직원들의 ID카드 및 출입관리 시스템과 벰스를 연동시켜 보다 지능적으로 전기를 관리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김지원 매니저의 사례처럼 직원과 그 사람의 자리에 대한 조명을 연동시켜 해당 구성원이 퇴근을 하거나 외부 외출이 인식되는 순간 그 자리의 조명을 끄는 방식이다.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냉난방의 경우 출입관리 시스템으로 재실률(사무실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를 파악하고 재실률에 따른 발열량과 단열 손실 등 계산한 다음 이에 맞는 온도를 추정해 이를 사무실로 공급하는 것이다.

유병찬 센터장은 "단순히 전기료만 줄인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온실가스와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벰스의 가장 큰 특징중 또 다른 하나는 이같은 전력 관제가 '원격'에서 처리된다는 점이다.

유 센터장은 "과거 대형 건물의 공조설비를 구축하는 업체나 제어계측 업체들도 이같은 전력관리 솔루션을 구축하기는 했었다"면서 "하지만 이는 단일 건물 단위로 솔루션을 구축했을 뿐 정확한 통계나 실시간 관리 및 제어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기술을 벰스에 접합했다. 원격지에서 중앙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각 건물의 관리 시스템과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이전에 건물마다 구축돼 있던 전력 계측 시스템이 그저 현재의 전력흐름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클라우드벰스는 이에 대한 일간-월간-연간 단위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통한 또 다른 전력 절감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유 센터장은 "전력 효율이 좋은 LED 조명으로 교체했을때 이로 인해 얼마나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는지 직관적으로 계량화해 보여줄 수 있다. 새는 에너지는 어느 곳에서 발생하는지, 줄일 수 있는 포인트는 어디인지 직접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효율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백화점에서 러브콜

SK텔레콤의 이같은 기술은 '대형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각종 기업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력을 소비해야 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병원 등에서는 이미 SK텔레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

현대백화점 울산점도 SK텔레콤과 최근 계약을 맺고 클라우드벰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백화점의 연간 전기료만 1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벰스를 도입할 경우 2억원 이상의 전기료 절감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무조건 전력을 '아끼기만' 할 수는 없는 병원에도 클라우드 벰스는 맞춤맞은 기술이다.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온도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세밀하고 지능적인 전력 관리가 필수기 때문이다.

이 장점을 인정한 제주한라병원도 클라우드벰스를 도입키로 하고 최근 SK텔레콤과 협약을 맺었다.

유 센터장은 "벰스를 구축하는 비용은 건물마다 다 다르지만 평균 수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작은 건물이나 에너지 비용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 사업장보다는 대형 건물과 에너지 소비가 극심한 건물이 이 기술을 도입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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