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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몰락, 현대차·삼성전자 '승승장구' 왜?


경기침체 속 미래 투자 등이 명운 결정…전경련

[박영례기자]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과 토요타. 한때 글로벌 전자 및 자동차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기업들의 부침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속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R&D) 등 지속적인 투자가 이들 기업의 명운을 갈랐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경기침체기 기업 생존전략'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기 기업들의 ▲돈(R&D 투자) ▲시간(선제적 투자 및 M&A) ▲사람(우수 인재 확보) 3대 전략의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침체기일수록 R&D에 투자하라

최근의 현대기아차 및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서 볼 수 있듯 어려운 경영환경 속 투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M,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일제히 줄인 반면, 현대기아차만 유일하게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07~’11년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 성장세를 보인 기업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했다. 같은기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4.7%에서 8.7%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미국 컨슈머리포트 '올해의 차'에 연속 선정됐다.

이는 반도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인텔, 도시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2008년을 기점으로 R&D 투자액을 회복하지 못한 반면, 삼성전자는 공격적으로 늘려온 것.

실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맞춰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한 결과, ’08~’11년 사이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폭(42%)으로 상승했다. 같은기간 인텔의 점유율은 27% 증가로 이에 못미쳤다.

◆적기, 선제적 투자가 도약 기회

또 적기에 선제적으로 경쟁업체와 다른 공격적인 투자 역시 시장 선점을 기회를 거머쥘 수 있는 기업전략이라는 평가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1997년 LCD 업계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노트북 등 제품 수요가 급감하며 불황에 빠졌다.

이에 따라 일본 LCD업체들은 투자를 연기했지만 한국 업체들은 4세대 라인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 주도권 확보에 성공한다. 이후 여세를 몰아 R&D 투자에 집중, 5세대 라인에서는 일본, 대만의 경쟁업체를 도태시키며 2002년부터 세계 1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일본의 소니, 샤프, 히타치는 R&D 투자액을 평균 31.7% 감축한 반면, 우리나라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R&D 투자액을 평균 77.8% 가량 공격적으로 늘렸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46.5%까지 확대되며 18.5%에 그친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LS전선은 2008년 위기를 인수합병(M&A)의 적기로 인식, 미국의 슈페리어에색스(’08년)와 중국의 훙치전선(’09년)을 인수하고 R&D 투자에 집중했다.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인 초전도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선제적인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인 5천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카타르에서 수주하는 등 세계 전선업계 10위(’08년)에서 3위(’11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인재가 답

구글과 페이스북은 침체기일수록 인재 확보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운 경우. 이들 기업은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면 M&A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구글은 ’10~’11년 사이에만 이같은 인재확보를 이유로 총 105건의 M&A에 나서기도 했다. 또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이베이 등에서도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페이스북 역시 인재 확보를 이유로 스마트폰 메시지업체와 위치정보업체를 인수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도, 상위 30대 기업들의 연구인력 수는 ’08년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6만8천여명에 그쳤던 30대 기업의 연구인력은 2010년 8만3천여명 수준까지 늘어난 것.

이는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비용 측면이 아닌 장기적인 투자로 인식, 연구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같은 R&D 투자 등을 제고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게 전경련측 설명이다.

전경련 미래산업팀 김태윤 팀장은 "최근 국회에서 대기업에 적용되는 R&D 세액공제 제도를 폐지,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고용 감축 등 침체된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어 재고돼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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