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대선을 불과 14일 남긴 상황에서 최대 변수로 여겨지는 안철수 전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오전만 해도 거듭 지지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이날 대학가 유세에 깜짝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적극 지원 입장이 이미 정해진 채 시기와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문 후보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 안 전 후보의 자택인 용산 동부 이촌동 주상복합아파트를 방문했으나 안 후보가 자리에 없어 방문이 무산된 것이다.
이는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확인됐지만,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사전 조율 없이 이 같은 약속을 잡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읽혔다.
또한 이날 오후 2시경 예정됐던 안 전 후보 측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선거지원 방식에 대한 기자브리핑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취소돼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문재인 캠프 인사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부분 "확인해 줄 수 없다"와 "모르겠다"로 일관했다.
이같은 안 전 후보의 선거지원 보류는 우선 시기상 이견이 있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당초 문재인 캠프 인사들은 안 전 후보의 지원이 이른 시일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선이 불과 14일 남은 상태에서 안 전 후보의 지원에 따른 효력이 극대화되려면 언론사의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전에 현재 열세 판세를 뒤집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와 만나보니 (문 후보 지원 방식의 결정 시점이) 이번 주말 쯤 되지 않겠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안 전 후보 측은 지원 시점을 조급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다른 이야기도 나왔다. 또 다른 인사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 이상의 지원 방식에 대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상태인 것 같다"고 했다. 안 전 후보는 작년 박원순 서울시장을 도울 때도 선거캠프를 찾아 편지 형태의 지지 글만 발표했을 뿐 유세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한 적이 없다.
이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민주당에 대해 네거티브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대북 문제 등에 있어 진영 논리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점에서 안 전 후보의 최종 결심이 안 선 상태에서 주위에서 의견 차이가 나온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철수 캠프 내의 양분 움직임도 감지됐다.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적극파과 안 후보 만의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소극파가 갈등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간 안 후보 캠프 내에서 문재인 후보 지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던 박선숙 선대위본부장에 대해 '소통이 잘 안된다'는 캠프 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안 전 후보가 캠프 내 이견 속에서 입장 선택이 어려운 지경에 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총론은 정해졌는데 각론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대선후보 사퇴 선언 이후 정치를 계속할 뜻을 이미 밝힌 안 전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층을 온전히 가져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안철수 캠프 내 혼선과 엇박자로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선거지원은 당초보다 시간이 더 지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12월 대선판의 최대 변수로 평가되는 안 전 후보의 지원이 늦어지는 것이 불가피해지면서 그의 대선 구도에 대한 파급력 역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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