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무소속 안철수 전(前) 대선후보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그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안 후보는 지난 27일 캠프 해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마음이 차분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단식이 연기되면서 안 후보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지 28일로 닷새째에 접어들었다. 안 후보는 후보직을 내려놓은 다음 날인 지난 24일 지방으로 내려갔다.
안 전 후보의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점쳐진다. 먼저 야권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을 어떤 식으로 지원하느냐다.
또한 대선 이전과 대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국민들의 새정치 열망을 어떤 그릇에 담아낼 것인지도 안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신당 창당을 비롯한 향후 어떤 세력을 규합해 정치적 연대를 이룰 것인지 정치인 안철수의 한계 극복과 정체성 확립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이미 26일 서울로 돌아왔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 여부에 상관없이 안 후보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향후 거취에 대해 고심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내놓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시기와 계기는 연기된 캠프 해단식 당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캠프 관계자들 상당수 역시 "나의 거취는 안 후보의 생각에 달려있다. 해단식을 지켜보자"고 말하고 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캠프 해단식이 연기되기 전인 26일 오후 "해단식까지 나는 침묵"이라고 하기도 했다.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캠프 관계자들의 그간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함은 물론 남은 대선 기간 동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의 지원범위와 방법을 포함한 그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후보 사퇴 선언 당시 안 후보는 "앞으로 정치인으로 살겠다"고 했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야권후보로 분류된 안 후보가 이후 자신의 정치 인생을 생각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아닌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냐"는 것이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정권교체에 있었고 그가 대선 후보로 지내는 동안 "새누리당의 정권연장에 반대한다"고 밝혀왔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서만큼은 '안철수식'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청춘콘서트2' 형식이 되지 않겠냐"고 점쳤다.
안 전 후보는 대선 후보가 되기 전은 물론 후보 사퇴 전까지 대학 강연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데 강점을 보여 왔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잘하는 것인데다 (수위를 조절하면)현행 선거법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들은 안 전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활동하며 구축해 놓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와 홈페이지를 활용해 투표 독려 활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4.11총선 당시에도 SNS를 통해 투표를 독려 한 바 있다. 안 전 후보의 가치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문 후보를 후방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거기다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은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상승하면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통합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정도는 오롯이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에게 달려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 전 후보가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하기 전에 단일화 방식 협상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털어낼 노력을 먼저 보여야 하는 것이 순리라는 얘기가 많다.
더구나 문-안 후보가 공동으로 작성한 '새 정치 공동선언'에 대한 이행 약속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후보가 정당 개혁을 위해 손발을 자르는 아픔을 감수할 정도의 실천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들은 "변화가 없는 한 민주당과 함께 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안 전 후보가 내내 강조했던 것이 정당쇄신과 정치혁신이었던 만큼 이에 준하는 수준의 무엇이 제시되거나 최소한 '새 정치 공동선언'에 대한 일치된 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연기된 캠프 해단식은 이번 주 중 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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