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 채송무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18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첫 날인 27일 대전시와 세종시에서 유세전을 시작했다. 아울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자신의 고향인 부산·경남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가 충청권을 첫 유세지로 택한 데는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표심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세종시 원안을 관철했던 점을 부각시켜 '약속과 신뢰'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전략도 엿보인다.
이날 오전 박 후보의 유세가 예정된 대전역 광장에는 박 후보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8천여명의 지지자와 시민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1시께 박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풍선처럼 만든 빨간색 비닐봉투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단상에 오른 박 후보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져온 물과 흙을 섞는 합수·합토식을 가졌다. 여기에는 박 후보가 핵심 가치로 내세운 '국민대통합'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박 후보 측의 설명이다.
박 후보는 합수식을 위해 물을 들고 온 17명의 청년들과 일일이 포옹한 뒤 물병 하나를 받아들고 단상에 마련된 커다란 원형 볼에 부어넣었고, 합토식에서는 빨간 장갑을 끼고 한데 모아진 흙을 직접 손으로 섞었다. 특히 이 '합토'는 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청와대 앞뜰에 나무를 심는 데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박 후보는 서울, 부산, 광주 유세 현장을 연결해 현지 시민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이날 유세는 대전을 중심으로 서울, 부산, 광주를 연결하는 '4원 생중계'로 이뤄졌으며, 박 후보는 화면을 통해 서울, 부산, 광주 시민들과 만난 것이다.
박 후보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부산시민 여러분, 억수로 반갑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겁나게 반갑습니다"라며 각 지역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 뒤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음에도 여러분들이 뿜어내시는 열기로 제 마음도 뜨거워진다"고 모여든 시민에 감사 인사를 건넸다.
박 후보는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께서 저를 지켜주셨기 때문이다. 당이 두 번이나 존폐 위기를 겪을 때마다 여러분께서 저에게 신뢰를 보내주셨고, 테러를 당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저를 다시 일으켜 주셨다"며 "이번 대선은 제가 그 고마움에 보답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실패한 과거로 되돌아가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며 "지금 야당 후보는 실패한 정권의 핵심 실세였다. 민생은 파탄나는데 밤낮없이 국민을 편 갈랐고 지금도 남 탓만 하고 있다. 이런 실패한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저와 새누리당은 다르다. 우리의 잘못을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정강정책부터 당명까지 모두 바꿨다"며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나누거나 편 가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으로 다 함께 손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함께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부터 쇄신해야 한다"며 "국민과 맺은 약속은 하늘같이 여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해 약속을 지키는 새정치의 미래를 확실하게 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제 우리에게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제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정치에 놀라운 쇄신과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첫 유세지로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과거 5.16, 유신독재 세력을 대표한다. 지금도 박 후보는 5.16,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지 않나"며 "평생 서민의 삶을 살아온 사람과 한번도 서민과 살지 않고 일하지 않은 분 중 누가 서민을 위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겠나"며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어려운 부산 경제에 대해 지적하며 이를 20년간의 여당 독재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해수부를 누가 폐지했나. 동남권 신공항은 누가 무산시켰나"며 "제대로 공정하게 심사했으면 동남권 신공항이 어디 들어설지는 부산 시민들이 다 안다. 그 세력의 배후에 박근혜 후보가 있었다는 것을 부산 시민들은 누구나 안다"고 힐난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선거 철이 오니까 부산 시민들의 심판이 무서워 다시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이전이 아니라 향후 북한과 중국, 시베리아를 잇는 철도의 종착지로서 인천공항에 맞먹는 허브공항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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