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정치 개혁안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조목조목 비판하며 열린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30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의 정치 개혁 대담에서 안 후보의 정치 개혁안에 대해 "우리 정치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은 공감을 하지만 안 후보가 말한 방안들은 좀 방향이 빗나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정치가 제 기능을 못했고, 국회도 제 할 일을 못했다고 줄이고 기능을 없애는 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면서 "국회의원을 100여명 줄이는 것은 우선 국회가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하는 권한들이 더 강해져야 하는데 그 방향과도 맞지 않고, 시장권력을 제대로 통제할 기능도 약해진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국고보조금 축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정치 자금을 국고 보조금이 아니면 당비나 기부금에 의존해야 하는데 기부금을 재벌이나 대기업에 의존하면 정책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며 "국고 보조금 제도 개혁은 필요할지 모르지만 아예 축소하거나 하는 것은 기부금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중앙당 축소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문 후보는 "지금 우리는 지구당도 폐지된 상태인데 중앙당도 폐지하면 정당의 정책 기능이 아예 없어진다"며 "중앙당이 없는 제도는 미국이 채택하는데 미국은 연방 국가로 각 주의 정당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중앙당을 없애고 원내 정당화한다면 지역주의 때문에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들은 지역단위에서도 중앙정치에서 소외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조국 교수는 지역구 의원 100명을 줄이는 안을 실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들어 안 후보의 안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의원수를 100명 줄이면 정치 신인이 급격히 줄 것"이라며 "의회의 힘도 떨어져 관료의 힘이 세질 것인데 이것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지역구 의원 100명을 줄이면 인구 상하한선이 지금은 30만·10만인데 이를 60만·20만으로 줄여야 한다"며 "이대로 하면 가장 의원수가 많이 줄어드는 것이 광주, 다음은 전북, 강원도, 전남 순이다. 수도권은 괜찮지만 지방 의원 절반이 줄어들면 지역은 어떻게 대변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이대로 하면 제주도는 현재 의원이 3명인데 1명으로 줄어든다. 대전도 현재 6명인데 1명이 된다"며 "지방 분권 차원에서도 이는 세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이준한 교수는 안 후보가 이를 '국민의 요구'라고 하는 것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아무리 좋은 쇄신 방안이라도 국민 여론 속에서 도출되고,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하면서 법을 만들어가는 과제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시작하면 실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 혁신 방안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열린 논의와 건강한 토론을 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며 "논의해가는 동안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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