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마음의 소리'와 같은 웹툰은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로 독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만약 미국판 '마음의 소리가'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최근 미국에서 '웹툰'으로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벤처가 등장했다. 김창원 대표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에 타파스미디어를 설립했다. 10월 초순엔 웹툰 사이트 '타파스틱'을 오픈했다.
◆삼성과 구글 거친 벤처인
김창원 사장은 국내 최초로 구글에 인수됐던 태터앤컴퍼니(TNC)의 공동창업자다. 이후 구글에서 '블로그앤닷컴'이라는 블로그 서비스의 기획과 리뉴얼을 담당했다. 구글플러스의 프로덕트매니저로도 활동했다.
김 사장은 대기업과 벤처를 오갔지만 창업에 대한 열정은 놓아본적이 없다고 한다.
"미국 미시간대 졸업 후 삼성 무선사업부에서 일을 했어요. 이후 티스토리를 서비스한 태터앤텀퍼니를 창업했고, 인수 된 후엔 구글에 있었어요. 대기업과 벤처를 오갔죠. 큰 조직에 몸을 담고 있을 때도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구글에 있을 때도 '오픈앱아시아'같은 스타트업 관련 컨퍼런스도 조직했었죠."
그는 창업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언론도 있고 과학도 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 앞서서 문제를 풀고 있는 이들은 창업자들인 것 같아요."
◆전인미답의 미국 웹툰 시장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는 웹툰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곳이 없다. 현재 미국 만화 시장은 만화출판사인 DC와 마블 코믹스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평소 웹툰에 관심이 많던 김창원 사장은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웹툰 보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런데 미국은 우리나라하고 상황이 달라요. 일반 이용자들이 웹툰을 그려서 개인 사이트에 게재하는 형태죠. 여기에 대한 반응은 좋아요. 조사를 해보니 우리 포털사이트 같은 웹툰 플랫폼이 없더라구요. 이 플랫폼을 '선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창원 사장은 웹툰은 영화나 음악과 달리 우리가 선도하고 있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나 미국은 '웹툰'이란 장르가 익숙지 않아요. '강남스타일'이 나오긴 했지만 영화나 음악은 트렌드를 선도하기 쉽지 않아요. 웹툰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는데 큰 이점이 있다고 봅니다."
웹툰은 그림 못지 않게 '스토리'가 중요하다. 김창원 대표도 "웹툰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스토리 텔링을 잘 해야 한다"며 "이야기가 일단 재밌어야 한다"고 말했다.
타파스미디어는 좋은 작품을 위해 국적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 작가는 물론 한국 작가에게도 작품을 의뢰하고 있다. 50여명의 작가중 10명은 한국인이다.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다룬 웹툰은 미국 작가에게 맡길 생각이죠. 미국인들이 우리의 기업문화나 군대문화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현재 버클리대생이 버클리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웹툰을 그리고 있어요. 우리 작가에게는 이외에 장르를 맡길 생각이죠.번역이 잘못되면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웹툰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 번역을 맡깁니다."
◆'타파스틱'이 플랫폼으로서 안고 있는 문제들
타파스틱이 미국에서 웹툰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웹툰의 경우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웹툰에는 관심이 없어도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다 작품을 볼 수도 있다. '타파스틱'의 경우는 이 같은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웹툰이 포털을 끼고 있으니 트래픽 확보가 용이한 점도 있죠. 그런데 예전에 포털에서 신문 만화를 스캔한 형태로 게재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반응이 웹툰과 같지 않았어요. 웹툰이 잘된 이유엔 '포털'말고도 다른 요인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요인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해야죠."
"이 요인 중 하나는 누구나 알다시피 '킬러콘텐츠'입니다. 인기 콘텐츠만 확보한다면 이를 보러 온 독자들이 '타파스틱'의 다른 작품도 보게 될테니까요. 오프라인 인맥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좋은 작가 찾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타파스틱의 콘텐츠가 '모바일'이라는 단말기에 최적화 돼 있는지도 관건이다.
"'모바일' 중심이죠 웹툰도 모바일로 보는 추세입니다. 저희도 웹툰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각 단말기에 맞게 크기가 변환되는 형태로는 서비스 중입니다. 앞으로는 모바일웹, 앱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김창원 사장은 수익모델로 광고와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유료화 시기가 늦어지면 반발도 심해지기 때문에 늦기 전에 유료화 할 생각입니다."
타파스미디어는 실리콘밸리에 자리잡고 있다.12명이 직원이 있는데 콘텐츠 총괄과 개발자 2명만 한국인이다. 한국 시장을 거치지 않고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직접 느끼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이 궁금했다.
"실리콘밸리는 창업에 대한 제반 환경이 갖춰져 있어요. 회계, 법률, 인력 수급 등의 문제 등을 쉽게 해결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 지역의 변호사들은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생길 수 있는 법률적 문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죠."
그는'사회적 경험'이 벤처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해야한다고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미국은 대학때부터 사회경험을 쌓지만 우리나라는 직장에 들어가면서부터 사회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사회생활을 경험한 후 벤처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봐요.이 경험을 토대로 창업 후 겪게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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