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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돌 한국GM, 토종 기업으로 정착


판매 5배·매출액 4배↑…호샤 사장 "또 다른 10년 준비"

[정기수, 정수남기자] 한국지엠주식회사(한국GM, 대표 세르지오 호샤)가 17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우리나라에 재진출한 세계 1위의 완성차 업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과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55년 설립된 신진자동차공업은 1965년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고 신진자동차로 사명을 바꾸었다. 신진자동차는 새나라자동차의 인천시 부평구에 소재한 현대식 자동차 조립라인을 통해 1966년부터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기술제휴로 세단과 픽업 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자동차 생산의 국산화율 20% 수준.

이후 1972년 토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자, 신진자동차는 GM과 합작으로 GM코리아를 설립하면서 GM의 한국과 인연이 시작됐다. GM코리아는 1972년부터 쉐보레1700, 카미나 등 승용차와 중형 GMC C-series 트럭 등을 양산했다.

GM이 1976년 GM코리아 지분을 산업은행에 넘기면서 GM코리아는 새한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1978년 산업은행의 보유지분을 대우그룹이 인수하면서 대우자동차가 출범했다.

대우차는 출범 이후 80년대초에 중형 세단 로얄 살롱 시리즈와 1986년 소형 스포츠 세단 르망, 1991년 5월 국민차 반열에 오른 국내 최초의 경차 티코 등을 내놓으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대우차는 1994년 대형 세단 아카디아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1997년 다시 중형 세단 프린스로 국내 입지를 강화했다. 하지만 대우차도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1992년 GM과의 기술 협력관계를 청산한 대우차는 루마니아, 베트남, 체코, 폴란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생산 기지를 잇달아 건설하면서 세계화를 꾀했다.

이후 대우차는 야심차게 내놓은 레간자와 누비라의 판매 부진과 외환 위기에 따른 쌍용자동차 강제 인수 등 재무구조를 무시한 확대 경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채권단은 대우그룹의 노른자로 부상한 대우차 매각을 결정하고, 2000년 1월 기업개선(워크아웃) 작업에 착수한다.

같은 해 6월 채권단은 우선 협상 대상자로 미국의 '빅3' 가운데 하나인 포드를 선정하고, 11월 대우차를 최종 부도처리하면서 22년의 대우차는 역사속으로 퇴장했다.

포드와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GM은 대우차와의 옛 인연으로 2001년 6월 대우차 인수전에 가세한다. 채권단은 이에 앞서 같은 해 2월 직원 1천728명을 정리해고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등 GM과의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주력했다.

우여 곡절 끝에 2002년 4월30일 GM, 대우차, 채권단은 본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17일 지엠대우 오토 앤 테크놀러지(GM대우, GM Daewoo Auto & Technology)가 공식 출범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초대 사장은 GM의 경소형차 개발본부로서 2조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비를 본사로부터 확보했다.

라일리 사장은 지난 2006년 5월 정리해고자 1천609명 복직을 마치는 등 노사와 끊임없는 대화로 GM대우의 경영 안정화를 이뤄냈다. 여기에다 라일리 사장은 회사 임직원들로 이뤄진 봉사단체인 한마음재단과 사회봉사단을 각각 창설하고, 지역 사회와의 소통도 강화했다.

이들 두 단체는 인천 지역에서 각종 자선 사업과 봉사 활동을 펼쳤으며, 정부는 재단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2007년과 작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재단에 수여했다.

라일리 사장은 취임 기간 생산 시설 확충과 신차 출시에도 주력했다. 라일리 사장은 2003년 1월에 소형차 칼로스 1.2를 출시한데 이어 7월에는 중형 세단 매그너스를 북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어 2005년 2월에는 글로벌 경차로 발돋움한 '올뉴 마티즈'를, 2006년 1월에는 중형 토스카를 각각 선보이는 등 내외수 시장 공략을 위해 힘썼다.

아울러 2006년 중반에는 GM대우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을 전북 무주 덕유산 일대에서 출시 행사를 갖는 등 GM대우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신차 발표회를 당시부터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라일리 사장은 2005년 4월 판매 강화를 위해 GM의 호주 법인, 홀덴社의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도 들여 왔으며, 대우파워트레인(보령공장, 2004년) 인수, 전북 군산 디젤엔진공장 준공(2006년 6월), 부평 2공장 2교대 재개 등 생산력 제고에도 주력했다.

라일리 사장은 2006년 8월 GM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령관으로 떠나기까지 성공적으로 GM대우의 한국 시장 안착을 진두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해 8월 취임한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2대 사장은 10월 인천KD(Knock Down, 반제품)센터에 이어 1년만인 이듬해 10월에는 청라 주행성능시험장을, 2008년 2월에는 보령에 6단 자동변속기 공장을 준공하는 등 품질제고를 주도했다.

그리말디 사장은 이와 함께 2007년 8월 GM대우 레이싱팀을 창단하고 모터스포츠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리말디 사장은 임기 중 라세티 왜건, 젠트라 엑스와 윈스톰 맥스, 대형 세단 베리타스, 라세티 프리미어 등을 차례로 내놓으며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기업 GM이 2009년 6월16일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 가면서 GM대우도 내리막 길을 걸었다.

GM대우는 출범 이후 내수 시장 3위를 지켰으나, 모기업이 일본 토요타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면서 내수 시장에서도 경쟁사에 밀려 4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내홍을 겪으면서도 GM대우는 같은 해 7월 모기업 뉴(New) GM 출범과 함께 8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해 10월 마이크 아카몬 3대 사장이 취임하면서 모기업의 4천912억원 유상증자를 이끌어 냈다.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GM대우는 그 동안 GM대우의 차량 판매를 전담한 대우자동차판매와 2010년 3월 총판계약을 해지하고 독자적인 마케팅에 착수했다. 4월에는 서울 선행 디자인 스튜디오를 개소한데 이어, 8월에는 준대형 프리미엄 세단 알페온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GM대우는 여전히 내수 완성차업체 4위로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으나,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꾸고 대우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 또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모기업의 대중 브랜드 쉐보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한국GM은 작년 한해에만 ▲올란도 ▲아베오 ▲카마로 ▲캡티바 ▲크루즈5 ▲말리부 ▲알페온 이어시스트 등 중형, 대형, 하이브리드, 스포츠 쿠페 등 모두 11종의 쉐보레 신차를 선보이면서 단숨에 국내 완성차 업체 3위를 탈환했다.

한국GM은 올해 1월에는 내수 시장 트렌드를 감안해 캡티바 2.0 디젤을, 5월에는 GM의 강력한 스포크 쿠페 콜벳을 각각 출시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GM은 10년여만인 지난 2010년 3월 누적 차량 생산 1천만대(반제품 포함)를 돌파한 이후, 쉐보레 브랜드 국내 도입으로 내외수 판매 실적 증진과 기업 이미지 호전 등 긍정적 효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국내 차산업과 회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게 관련 업계 평가다.

한국GM의 누적 차량 생산은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 2010년 3월에 1천만대를 기록했다. 다시 한국GM은 2년 반만이 올해 9월에는 1천517만대 생산을 넘어섰다. 1천5백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한 바퀴 반(6만km)에 해당한다.

한국GM은 양적인 성장뿐만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0년 11월 외국기업의 날 은탑산업훈장을, 무역의 날에 80억불 수출탑을 각각 수상했으며, 쉐보레 브랜드 도입한 작년에는 알페온과 올란도가 국토해양부가 선정하는 '올해의 안전한 차'에 뽑혔다.

올해에는 아베오가 미국과 유업에서 '가장 안전한 차'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는 '우수한 디자인의 차량'으로 선정도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알페온 이어시스트가 올해의 그린카로 선정되는 등 한국GM의 쉐보레 차량들은 세계 곳곳에서 품질을 인정 받았다.

지난 1월 취임한 제 4대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10년 새 판매 5배(37만7천237대→205만1천974대), 매출액 4배(4조원→15조원)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한국GM의 새로운 10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호샤 사장은 조만간 향후 10년을 대비한 미래 전략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며, 이날 부평 본사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10주년 행사를 주관했다.

호샤 사장은 "한국GM이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성과는 글로벌 GM의 기대에 부응해 모든 임직원이 함께 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또 다른1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GM의 한국 공식 수입사인 GM코리아와의 관계 재정립을 한국GM이 풀어야할 숙제로 제시했다.

정기수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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