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폭로한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비밀 녹취록의 사실 여부가 68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여야는 이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여당은 12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공세를 높이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이를 대선을 앞두고 '색깔론'으로 보고 역공을 지속하고 있다. 이목은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비밀 녹취록의 존재 여부로 쏠리고 있다.
먼저 문재인 후보가 직접 나서 정 의원에게 사실 여부를 밝힐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정 의원이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한 국정원장·통일부 장관에게도 녹취록 존재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다.
12일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후보는 "정문헌 의원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제가 책임지겠다"며 "제가 대통령 후보로서 그것이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우상호 공보단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국가의 최고 수준 아젠다를 가지고 정쟁화한 것이므로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정 의원은 본인이 어떤 절차로 어떤 날조된 문서를 봤는지, 그 날조된 문건의 작성자가 누군지, 왜 그것을 본인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는지 국민 앞에 발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정문헌 의원은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여야의 진실공방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7년 통일부와 언론에서도 말한 남북 정상간 단독회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라며 "국감장에서 밝힌 내용들은 이 대화록에 들어 있는 사실로 회담의 형식을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것이 국회의원직을 포함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며 "민주당은 즉각 국정조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강경한 자세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날 녹취록의 출처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박근혜 후보도 이 같은 공방에 가세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월남전 참전 48주년 기념식 참석 직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이 사실이라면 자신이 책임지겠으나 아니라면 박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문제는 관련된 사람들이 제일 잘 알고 있지 않겠느냐"며 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 문제는 민감한 영토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는 등 폭발력이 커서 논란이 대선 기간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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