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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IT 시장 '핵폭풍' 몰고 오나


하원 "中업체 보안위협" 경고…부품대란 우려

[김익현기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정보기술(IT)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미국 정부와 중국 전자업체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물밑에 잠재해 있던 양측 갈등은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화웨이와 ZTE를 국가 보안을 위협하는 기업으로 지칭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원 보고서 발표 직후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는 ZTE와 오랜 기간 유지해 왔던 제휴 관계를 청산했다. 자체 조사 결과 ZTE가 시스코 장비를 이란에 판매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그 이유다.

양대 강국 관계가 냉전 기류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IT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업체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美 주요 기업, 중국 업체와 계약 재검토 가능성 높아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중국 통신회사들이 미국 시장에 계속 침투해 들어오는 현상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와 ZTE 두 회사를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으로 지칭해 논란을 불러 왔다.

'보안 위협 기업'이란 오명을 쓴 화웨이는 즉각 반발했다. 화웨이는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그들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명백한 증거를 보고서에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조사였을 뿐 객관성이 결여된 미완성된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하원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냉랭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자칫하면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 기업들이 의회 보고서를 준수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장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 ZTE 등과 맺은 계약서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는 ZTE와의 영업 제휴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연말 미국 쇼핑 시즌 수급난 우려

문제는 중국이 애플을 비롯한 미국 주요 기업들의 부품 공급 기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리드라이트웹에 따르면 화웨이와 ZTE는 각종 IT 기기 부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은행, 금융 시스템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라도 내려지게 되면 미국 주요 IT 기업들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큰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중국의 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드라이트웹은 중국의 보복 조치 중 하나로 레노버의 공장 건설 계획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레노버는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휫셋 지역에 새로운 컴퓨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리드라이트웹은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대해 직접 대응하지 않더라도 양국간 갈등이 세계 전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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