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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주요 부품서 삼성 제품 다수 빠져


단순 협상 전략인지 결별 수순인지 의견 나뉘어

[이균성기자]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인 아이폰5(가칭)에서 삼성의 주요 부품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7일 관련 업계와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수백만대에서 최대 1천만대로 예상되는 아이폰5 초도 물량을 만들면서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삼성 계열사의 제품을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답변을 거부했다.

아이폰5에서 삼성 부품이 얼마나 사용되었는 지를 실제로 확인하려면 12일 아이폰5 발표 이후 제품을 뜯어 부품을 확인해본 뒤라야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이 삼성 제품을 줄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따라서 아이폰5에 들어 있는 부품의 공급처를 확인하면 현재 특허 소송으로 극단적인 갈등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좌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골을 키워 완전한 결별의 길로 갈지, 막판 협상을 통해 관계를 회복한 뒤 협력을 유지해나갈지 갈림길에 선 것으로 판단된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 부품의 최대 고객사였다. 지난해에만 삼성전자에서 약 10조원 어치의 부품을 사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시작한 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을 줄여왔다.

공급처 다각화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애플은 특히 수백만대에서 최대 1천만대로 예상되는 아이폰5 초도 물량을 만들면서 삼성의 주요 부품들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바일D램의 경우 기존 거래선인 SK하이닉스와 엘피다,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와 도시바에만 제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금까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낸드 플래시와 모바일 D램 수요량의 30% 안팎을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아이폰5 초도 물량에서는 주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CD(액정화면)의 경우 애플은 이미 2010년 출시된 아이폰4부터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아이폰5 초도 물량의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곳은 LG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5 배터리는 중국의 ATL과 일본 산요가 공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SDI는 공급선이기는 하지만 초도 물량 주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인 AP(응용프로세서)의 경우 기존대로 삼성전자 제품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두 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특허 소송과 부품 공급가를 놓고 애플과 삼성이 서로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이 있다. 부품 품질을 고려하면 애플이 삼성을 완전히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초도 물량 공급이 성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애플이 삼성에 주문 하지 않은 게 아니라 가격이 맞지 않아 삼성이 납품을 거부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경우라면 추후 물량을 놓고는 두 회사가 새로운 협상을 전개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애플이 전자제품 셋트 분야에서 삼성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앞으로 가능한 한 삼성 부품을 줄이겠다는 근본 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삼성 만 가지고 있거나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면 삼성 부품을 안 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애플은 삼성 부품을 계속해서 줄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라면 삼성의 부품 사업은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애플이라는 큰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쟁 부품 회사들로서는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일 수도 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이 또다른 방향에서 부품 생태계를 뒤틀 수도 있는 것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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