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안철수, 자아정체성 강해…독자 출마 가능성"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자신에 대한 브랜드 의식과 자아정체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독자 출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이 3자구도로 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안 원장이 대선에서 독자적 공간을 확보하고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경우 독자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선 안 원장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안철수 연구소, 안철수 재단, 안철수의 생각 등 '안철수'라는 표현을 넣는 것을 보면 그동안 대외적 행보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세울 만큼 브랜드 의식과 자아정체성이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 안 원장이 대선에 나선다면 자신이 속한 정당은 '안철수 정당'이 돼야 하고, 대선에서 이긴다면 그 정권은 '안철수 정권'이어야 한다는 의식이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최고위원은 또 "안 원장이 야당과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 정치적 역할, 활동공간 등에 대한 의지와 현실 간 혼란이 초래되고 심각한 고민과 갈등에 빠질 것이며, 단일화할 경우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승리가 보장될 만큼 확실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현재 역량과 지지기반이 그런 상황이 아니란 점도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안 원장의 출마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선 안 원장은 자신과 함께하는 정치세력이 없고 국정운영의 경험과 뚜렷한 국정철학이 없다는 점에서 나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을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배우면서 해나가기에는 5천만명의 운명을 쥔 대통령의 역할이 막중하고, 일반적 상식에만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면서 나라를 경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 원장이 현재의 '안철수 현상'에 편승해 잘못된 결론을 내릴까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안 원장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