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2분기보다 3분기, 3분기보다 4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지난 2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전처럼 공급과잉과 재고부족이 순환되는 시장 흐름은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인 시장은 균형 상태로 가거나 과잉공급 상태를 맞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상범 대표는 "그래서 싸움을 어떻게 해야되는지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시장의 돌파구라고 할수 있는 OLED가 경쟁력을 갖춰 태동하는 시기는 2015년~2016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내년에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업체들이 무조건 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는 3·4분기 어떤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 6조9천104억원, 영업손실 255억원, 당기순손실 1천123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TFT-LCD 가격 담합건으로 미국 8개 주정부에 합의금 3억8천만달러(약 4천354억원)를 지불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흑자전환이다.
회사 측은 "내부에선 4월부터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범 대표는 "TV향 OLED의 경우, LCD 대비 원가경쟁력이 1.3배 정도 맞출 수 있어야 한다"며 "라인 전환에 따른 전체 투입 비용이나,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적정 캐파(Capacity)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OLED TV 개발의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트랜지스터 숫자 많아서 전압구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대과제였다. 제품 수명연장을 확보하는 (소비자들과의) 신뢰성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OLED팀에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투입해 현재 해결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한상범 대표는 OLED TV 생산을 위한 추가적인 라인 전환과 관련해선 "결정시기가 좀 늦어질 수도 있다. 생산설비량은 증착캐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앞으로 생산설비를 어떤 공정과정에 따라 배치하느냐에 따라 장비를 배치하는 단계까지 모두 다 달라진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한두달 일정이 연기되는 것보다는 견고한 공정과정을 확정하고 옥사이드 공정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2013년~2014년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기에는 구체적이지 않다"며 "9월 쯤엔 큰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55인치 OLED TV의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8세대 패널 8천장 규모의 캐파를 갖춘 상태이다. 이는 연간 4만8천대의 55인치 TV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그러나 LCD TV의 경우 판매 수율이 90% 후반대에 이르는 데 비해 TV향 OLED는 아직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상범 대표는 "수율이 안 나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수율이 중요하다"며 "OLED TV는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져야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단계적으로 투자해 나가고 있다. 1만장이든 2만장이든 (생산) 비용이 떨어진다는 신념 하에 투자를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도전 해결하는 LGD 엔지니어들 존경스러워"
지난해 12월 대표 취임 이후 7개월째를 맞은 한상범 대표는 "오늘도 하루종일 A사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오는 길"이라며 "잘하지 않으면 삼성·샤프 등 경쟁사들에게 뺏길 수 있고 또 우리가 뺏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A사 전 모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 대표는 "A고객사는 시장에서 굉장히 빨리 가는 편"이라며 "빨리 가다 보니 어려운 기술이 많이 들어간다. 그 쪽도 세트 입장에선 시행착오를 겪고, 우리도 패널 공급업체 입장에서 시행착오를 겪는다. 안하던 기술을 하는게 쉽지는 않다. A사와 함께 일을 해나가면서 우리 엔지니어들이 존경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범 대표는 1982년 LG반도체 입사 이후 LG반도체 공정기술개발그룹과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IT사업부장, TV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30년 이상 개발·공정·생산·장비 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한 대표는 "본부장 시절에는 투자를 해달라는 요청을 하다가 (대표가 되고) 이제는 투자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며 "'할 말 하고 사는', 소통 잘하는 조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신찬식 전무(마케팅 그룹장)는 "기존에는 기술적인 차별화를 위해 개별 부문이 분화된 기술을 습득하고, 덕분에 기술적으로 깊이 접근할 수 있었다"며 "대표님이 오신 이후 부문별 최적화는 충분히 했으니 전체 최적화 측면에서 고민해 달라고 주문하셨고, 현재 조직문화 전체가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범 대표는 "현재 스마트폰부터 LED 디스플레이까지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며 "전방위로 할 수 있는 차별화 제품에 대해선 지금과 비슷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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