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영상을 보는 방법? 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안경만 쓰면 눈 앞에 대형 스크린이 펼쳐지는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라는 기기를 오늘부터 알자.
HMD는 안경처럼 착용하는 전자기기로 사용자의 눈 바로 앞에 화면을 띄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다.
기자가 엡손이 개발한 모베리오-BT100(이하 모베리오)을 처음 접했을 때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뭔가 작동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
우선 묵직한 검은 안경을 쓰고, FBI가 사용할 것만 같은 투박한 컨트롤러를 작동하는 순간 눈 앞에 대형 화면이 '짠'하고 나타났다. 가까운 곳을 응시할 땐 화면이 작았는데, 멀리 바라보니 화면이 커졌다. 모베리오는 20미터 거리에서 320인치의 화면을 바라보는 효과를 낸다.
놀라운 건 평소 익숙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바탕화면이 눈앞에 나타난 것. 컨트롤러 상단의 검은 공간이 뭔가 했더니, 마우스 포인터로 사용할 수 있었다.
마우스포인터를 이리저리 움직여봤더니 금방 사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갤러리' '인터넷' 등 익숙한 항목에 클릭만 하면 원하는 대로 작동했다.
갤러리 안에 미리 저장해놓은 영화를 재생해봤다. 320인치 화면, 돌비 사운드가 몰입도를 더했다. 금방 영화 한편을 뚝딱 봤다. 몇 가지 아쉬운 점만 빼면 영화관에 있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였다.
'모베리오'는 좌, 우 안경 다리 부분에 내장된 초소형 프로젝터가 반사유리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LCD와는 다르다. 그 덕분에 외부 환경과 겹쳐 영상을 볼 수 있다.
앞에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영상을 보는 데 방해된다. 하지만 누가 내게 접근하고 있는지 모르는 위험은 없으니 일장일단이다.
프로젝터 방식 안경이라는 점뿐 아니라 컨트롤러에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미뤄볼 때 엡손은 '모베리오'를 휴대용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연결작업없이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볼 수 있고 와이파이가 되는 지역에서는 인터넷 서핑도 할 수 있다.
최대의 단점은 무게다. 240g의 헤드셋 무게는 영화가 길어질 수록 고통을 줬다. 코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일반 안경이 10g이하인데, 그 정도로 가벼워진다면 구매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실제 안경처럼 디자인도 개선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 제공되는 외장 메모리가 4GB에 불과하다는 점도 아쉽다. 내장 메모리는 1GB에 불과하다. 3D 영화 한편이 최소 10GB 정도라는 점을 엡손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제품스펙>▲운영체제 안드로이드2.2 ▲방식 High-temperrature polyslicon TFT ▲LCD 사이즈/해상도 0.52인치 와이드 패널(16:9)/960 x RGB x 540(QHD) ▲스크린 사이즈(시야거리) 320인치(20m) ▲비디오/오디오 지원 MPEG4, H.264, AAC, MP3 ▲내장메모리 1GB, 외장메모리 내장 메모리 microSD (최대 2GB), microSDHC (최대 32GB) ▲무선 랜지원 IEEE 802.11b/g/n ▲재생시간 약 6시간(동영상 연속 재생시) ▲크기(WxDxH) 헤드셋 : 205mm x 178mm x 47mm/ 컨트롤러 : 67mm x 107mm x 19mm ▲무게 240g(컨트롤러 제외) ▲서라운드 : 돌비 모바일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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