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그가 세간에서 이야기되듯 야권 후보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결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는 안 원장을 '야권 인사'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가 결정되는 9월까지 출마 선언을 미룰지라도 민주통합당 주자와 2차 후보 단일화에는 응해 대선 무대에 등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당인 새누리당은 안 원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의 SBS '힐링캠프' 출연에 대해 "오늘 저녁 안철수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한다. 그렇게 되면 야권에서는 두 명이 출연하는데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혼자 출연했다"며 "여야 동수 원칙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원 박근혜 캠프 홍보기획본부장은 전날 "안 원장은 범야권에 속해있으니 야권에서 2명이 나왔다면 여권에서도 박 전 위원장을 포함해 2명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캠프 조윤선 공동대변인 역시 "대선 후보나 정치인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 방송은 기본적으로 여야의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통합당 역시 안 원장을 범 야권 주자로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 수위 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안 원장에 대한 '공동정부론'을 제기한 바도 있다.
문 상임고문은 안 원장의 저서가 나온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원장의 출간을 두고 출마를 염두한 것이라 추측하는 것 같은데 기쁜 일"이라며 "그 분과 경쟁을 해야 되지만,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뜻을 같이 하고 힘을 합친다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 경선에서 승리해도 결국은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다.
안 원장이 이른바 '박원순 모델'인 범야권 후보 선출 후 무소속 유지를 하게 되면 민주통합당 조직은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난 2007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투표를 포기할 수 있고, 이는 여권 후보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승리를 헌납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또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주자에게 지원되는 약 100억원의 국고 지원금도 지급받을 수 없게 된다.
정치 세력의 한계 문제도 거론된다. 안 원장이 무소속 신분을 유지한 채 대선에 출마한다면 설사 승리해도 원내 세력 부족으로 국정 수행의 결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그러나 안 원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하며 현 정당 구조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정당 정치가 아니라 정당이 문제"라며 "지금까지 유권자들이 정당 위주로 투표를 하다 보니 정당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들 내부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니 정당 자체가 강고한 기득권이 되고 민심에서 멀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의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안 원장이 향후 어떤 행보를 걸을지 여의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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