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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컨버터블 타고 떠나자


국산 고유 모델 없어, 수입차로 대리 만족…수입차 업체 출시 '붐

[정수남기자] 스포츠 카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컨버터블(convertible). 컨버터블은 자동차 지붕(루프)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승용차로 루프를 접으면 오픈카가 되고, 루프를 올리면 쿠페형 승용차가 된다.

본래 컨버터블은 프랑스어 카브리올레(cabriolet)에서 나온 말로, 지난 18세기 후반 집권한 루이 16세 재위 당시 유행한 접어 젖히는 식의 커다란 여자용 모자를 일컫는다.

하지만 카브리올레는 원래 2륜 마차란 뜻임을 감안할 경우 지난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 마차에 엔진을 장착한 초기 자동차들은 모두 컨버터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20세기 초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자동차 제작 기술이 발달해 현재 형태의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중후반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 모델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면서, 초창기 마차형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현재의 컨버터블 차량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컨버터블은 천과 같은 부드러운 재질의 소프트탑과 차체 재질과 같은 강성을 지난 하드탑 두 종류가 있다. 또 윈도우가 없는 것을 '로드스터'라고 한다.

자동차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에는 일부 모델 외에는 모두 자동으로 탑을 열고 닫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컨버터블에 대한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 고유 모델은 전무한 실정이다. 다만,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스포츠 쿠페 콜벳이 컨버터블이다. 여기에 GM의 카마로도 컨버터블 모델이 있으나, 작년 국내에는 세단형만 들여왔다.

이에 앞서 아시아자동차가 지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선보인 록스타는 군용 짚을 벤치마킹한 하드탑(수동) 스포츠유틸리티(SUV) 컨버터블이다. 록스타는 이후 레토나란 차명으로 기아자동차가 1998년부터 생산·판매했으나, 2003년 단종됐다. 현재에도 레토나는 생산되고 있으나 모두 군용이다.

이 처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컨버터블을 기피하는 이유는 수요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것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스포츠 쿠페나, 루프에 와이드글라스나 파노라마 썬루프 등을 적용해 개방감을 제고하는 등 컨버터블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현재 우리나라에도 컨버터블 모델이 나와야 할 때"라며 "컨버터블 기술이 고난이도 기술이 아닌 만큼 현대기아차 등에서도 컨버터블 차량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붕이 없을 경우 주행 중 차량 뒤틀림 현상과 차량 전복 사고 시 탑승객의 부상을 최소화 하기 위한 A, C 필라의 강성 문제 등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내 자동차 업계 1위 기업인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컨버터블 차량 개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고객들은 컨버터블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비싸더라도 수입 브랜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컨버터블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벤츠, BMW, 푸조, 포르쉐, 페라리, 미니, 폭스바겐, 아우디, GM 등이 있다. SUV로는 크라이슬러의 랭글러가 유일하다.

국내 수입 컨버터블 시장에서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은 소프트탑 컨버터블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와 하드탑 컨버터블 볼보 C70 T5를 살펴봤다.

◆안정과 성능 모두 잡은 소프트탑 '골프 카브리올레'

독일 폭스바겐의 한국 공식 수입사인 폭스바겐코리아(사장 박동훈)가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골프 카브리올레(The new Golf Cabriolet)는 작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9년만에 부활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차량은 현재까지 세계 시장에서 2천600만대 이상 생산된 베스트셀러인 골프를 베이스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골프 카브리올레는 골프의 DNA를 계승하면서도 소프트 탑 컨버터블의 매력을 지녀 지난 1979년부터 단종되던 해인 2002년까지 3세대에 걸쳐 68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6세대 골프를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인 만큼 차체는 골프 특유의 세련되고 간결한 디자인을 그대로 지녔다.

또한 폭스바겐 컨버터블 스타일링 공식에 따라 날렵하게 기울어진 윈드스크린과 다소 낮아진 루프라인, 짧아 보이는 트렁크가 골프 세단보다 더 조화롭다는 느낌이다.

전면부는 폭스바겐의 'W'엠블럼이 가로줄 라디에이터그릴과 함께 폭스바겐 차량임을 알려준다. 후면부에도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폭스바겐 엠블럼이 붉은색 LED 리어램프와 더블 배기구가 자리하고 있는 등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원터치로 작동하는 전동 소프트탑을 여는데는 9.5초가 걸리고 시속 30km 이하로 달리면서도 개폐 가능하다. 또 사고 감지시 탑승객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0.25초안에 탑이 닫힌다.

2천cc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적용한 2.0 TDI 엔진은 6단 DSG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최대출력 140마력(4천200rpm), 최대토크 32.6kg·m(1천750rpm∼2천500rpm), 제로백 9.9초, 최고 속도 시속 205km 등 성능이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2.0 TDI 엔진은 정교함을 기본으로 폭스바겐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복합연비 리터(ℓ)당 16.7km, 고속 연비 20.1km 등 1등급의 연비 효율성까지 겸비했다.

골프 카브리올레가 소프트탑이라 탑을 닫고 주행할 경우 정숙성이 떨어질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폭스바겐은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역학적 측면을 고려해한 패브릭 루프를 적용해 고속주행 시 소음을 대폭 줄였으며, 여기에 흡음 레이어를 추가해 하드탑 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도 구현했다.

아울러 새롭게 디자인된 윈도우, 도어 실, 엔진 브래킷 등에도 고성능 흡음재를 적용해 정숙성을 높였다.

카브리올레는 탁월한 주행성능으로 고속으로 회전 구간을 달리면서도 핸들링이나 코너링은 속도에 전혀 밀리지 않고, 폭 235mm에 17인치 타이어는 편평률이 45%임에도 승차감도 온오프오드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골프 카브리올레가 운전하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델인 만큼 변속기의 스포츠 기능과 수동 변속기능을 활용할 경우 엔진 소음이 다소 커지는 하지만 운전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킬 수 있다.

폭스바겐은 이와 함께 카브리올레에 맞도록 강화된 차체, 5에어백 시스템,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 시스템(ESC) 등으로 높은 수준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골프 카브리올레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4천390만원.

◆여름 휴가에 딱, 하드탑 컨버터블 '볼보 C70'

지난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세계 무대에 데뷔하고, 이듬해인 2006년 부산국제모터쇼에 국내 첫 선을 보인 볼보의 하드탑 컨버터블 C70.

4인승 C70 T5는 그랜드투어러(GT)로 20, 30대 젊은 층의 기호를 적극 반영한 모델이다.

C70 T5의 전면부는 S60, C30과 동일한 패밀리룩을 구현했다. V라인이 강조된 전면부는 상단에 가로 네줄, 세로 7줄의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은색 마감재가 깔끔하게 감싸면서 중앙에 자리잡은 볼보 엠블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범퍼 하단 역시, 크기는 작지만 동일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V라인을 완성하고 있다.

측면부 분위기는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또 탑모델들이 쿠페 모델을 기본으로 한 점을 감안할 경우 C70도 보트형의 곡선 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T5는 하드탑을 수납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이유로 전통적인 쿠페와 완벽하게 같지는 않다. 폭 235mm, 편평비 45%인 17인치 알로이 휠도 C70의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다.

차량 후면부는 LED 콤비내이션 램프가 곡선의 볼륨을 가진 후면부를 완성하고 있다. 또 은색의 볼보(VOLVO) 스펠링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루프는 크게 세조각으로 이뤄졌다. 볼보는 이을 위해 컨버터블 디자인 생산 기업인 이탈리아 피닌파리나와 공동으로 4인승 컨버터블 최초로 3단계 접이식 하드탑을 적용했다.

C70 T5의 인테리어는 천연가죽 시트, 대시보드의 레이아웃, 센터페시아의 그래픽 등에 우드 패널과 플라스틱 재질의 고급화를 추구했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블랙 계열에 최대한 단순하게 처리했으며, 여기에 크롬도금과 우드 재재질로 멋을 냈다.

리모콘을 연상하게 하는 부채 손잡이 부분에는 각종 차량 조작 버튼이 있다. 나무목 각 꼭지점 부근에는 네개의 조그셔틀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 차량의 냉온방 장치 조정 관련 장치이다.

2인승 2열 시트는 성인 두명이 타도 넉넉하다.

트렁크 상단은 탑을 수납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좁지만 탑을 닫으면 스페어타이어가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트렁크 용량은 루프를 올리면 400리터(ℓ), 루프를 수납한 상태는 200ℓ. 탑을 수납한 경우에도 작은 물건 정도는 싣고 내릴 수 있다.

볼보의 4인승 하드톱 카브리올레 C70은 2.5ℓ 터보차저 엔진 한종류만 국내에서 판매된다.

C70은 당초 디젤 사양인 2.4ℓ D5와 가솔린 2.4ℓ 140마력형 베이스 버전, 170마력형 2.4i, 2.5ℓ 저압터보 엔진 등이 있었으나 페이스리프트 과정에서 가솔린 모델은 2.5ℓ T5로 단일화됐다.

C70 T5는 2천521cc 직렬 5기통 저압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30마력(5천rpm), 최대토크 32.3kg·m(1천500rpm~4천800rpm)을 발휘한다.

T5의 차량의 안전장비로는 볼보가 자랑하는 측면 보호시스템(SIPS)을 비롯해 도어에 내장된 커튼타입 사이트 에어백(IC), 전복 시 강철빔이 즉각적으로 솟구쳐 올라 탑승객을 보호하는 전복방지시스템 (ROPS-Roll Over Protection System), 경추보호시스템(WHIPS) 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풍부한 음량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특수 센터 스피커와 정교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하드탑은 정지 시에만 개폐가 가능하고, 콘솔박스 앞의 개폐 버튼을 누르면 30초만에 열리거나 닫힌다.

대시보드는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하지만 시동을 켤 경우 중앙에 내비게이션이 자동으로 세워진다.

이 시스템은 볼보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시스템으로 인테리어의 깔끔함에 일조한다. 내비게이션은 시동을 끄면 내려가고, 리모컨으로도 작동 가능하다.

이 차량에는 스페어타이어는 없으며, 2열 중앙에는 긴급 의료킷이 있다.

사이드 미러가 위치한 실내에는 블리스 기능을 알리는 하얀 삼각형 램프가 자리하고 있다. 운전자가 팔걸이로도 사용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용량이 적은 중앙 콘솔함에 팔을 올리면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블리스 기능 선택 버튼이 있다.

블리스 기능은 운전자가 차선을 바꿀 경우 차량 측면과 후면부 등에 다른 차가 있을 경우 빨간 불이 들어와 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를 없애 준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차량 가격은 7천90만원.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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