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1차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 종료일이 지났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들이 많다. 2차 사업은 정부의 잘못된 사업설계로 제때 사업자 선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컴투스 게임빌이 함께하는 1차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은 5월31일로 종료됐다. 하지만 16개 지원 게임 가운데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만 5종에 달한다. 마감 시한이 넘어서야 급하게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출시한 게임들도 5월말에 집중적으로 출시됐다. 사업 종료 시기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출시 일정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동시에 여러게임을 론칭,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역량집중이 안되기 때문에 당연히 게임이 흥행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에 선정됐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해적왕, DOF, 데드시티, 패션드림, 코스믹킹덤스, 크리스탈헌터 등은 모두 6월 중순 전까지 연달아 출시된다.
배급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에 대상 게임을 선발하고 불과 6개월만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 게임 완성도를 높여서 출시해야 성공 가능성도 높은데 시간에 쫒겨서 완성도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발사들도 불만이 많다. 한 게임업체는 "비슷한 시기에 게임이 몰려서 출시되기 때문에 주목받기가 쉽지 않다"며 "출시하더라도 소위 묻힐 가능성이 높아 차라리 나중에 론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를 인지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차 퍼블리싱 사업부터는 기간을 조금 더 여유있게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빠르게 2차 퍼블리싱 사업자를 선별한 뒤 지원 게임도 신속히 선별, 개발사와 퍼블리셔에게 시간을 넉넉이 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차 사업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A, B, C 그룹으로 나눠서 퍼블리싱 사업자를 선별하기로 한 것이 문제였다. A 그룹에 지원한 업체가 1개밖에 없어 오는 12일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해야 한다.
이번 미달사태는 A그룹 퍼블리셔에게 지원되는 금액이 19억원, B그룹에 지원되는 금액이 18억원으로 1억원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A그룹 지원조건이 까다롭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 게임업체가 A, B, C 그룹 가운데 하나밖에 신청할 수 없는 조건도 문제였다. 정부지원금이 주어지는 사업인만큼 경쟁업체와 같은 분야에 중복되지 않기 위해 눈치작전을 벌이다보니 A그룹 참여가 저조해진 것이다.
한 배급업체 관계자는 "A그룹에 컴투스나 게임빌이 동시에 지원하면 둘 중 하나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며 "두 회사 모두 모바일게임 글로벌 배급 능력이 탁월한 회사인데 그룹 경쟁에서 하나가 탈락하는 것도 중소 게임 기업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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