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개발해 발표한 '그래핀 트랜지스터 구조'는 '꿈의 반도체'를 상용화하기 위해 한 걸음 더 진전된 연구결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신기술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의 본래 속성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과거 그래핀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한계인 전류 차단 기능을 추가해 전류를 키고 껴는 반도체 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그래핀과 실리콘을 접합해 쇼키 장벽(Schottky Barrier)을 만들고 이 장벽의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전류를 켜고 끌 수 있게 했다. 기존 그래핀 연구에선 전류를 켜고 끄는 방법을 전하량으로 조절하는 방식에만 초점을 맞췄었다.
'쇼키 장벽'은 실리콘의 물질적 특성으로 인해 메탈과 실리콘이 만날 경우 생기는 에너지 장벽으로 전하가 금속에서 실리콘으로 흐르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쇼키 장벽'은 모든 금속 물질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다른 금속의 경우 전류 이동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일 함수)가 고정되는 데 비해, 그래핀 소재를 이용한 반도체는 전압을 바꿔가면서 전류가 켜진 상태와 꺼진 상태에 필요한 전류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는다.
전류가 켜진 상태와 꺼진 상태에 필요한 전류량은 전류가 전달되는 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는 그래핀 고유의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는 속도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박성준 전문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전하량을 조절하는 기존 연구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장벽을 변화시켜서 전류가 온/오프 되는 라인을 변화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온/오프 비율이 10의 5승 이상이면서 전달성도 좋은 소자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30나노대에서 20나노대로 접어들며 계속되고 있는 초박형 경쟁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산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이번 연구 결과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지 온라인판에 5월 17일자로 게재됐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박성준 전문연구원은 "그 동안 크기를 줄여 전자를 빨리 지나가게 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쪽으로 기술이 발전됐는데 이번 연구는 소자의 구조와 물질을 그래핀 트랜지스터를 이용해서 바꿔본 것"이라며 "전달성이 빠른 그래핀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결과를 얻어 실리콘 기술을 한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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