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다음커뮤니케이션이 스마트TV 플랫폼 '다음TV'를 내놓고 국내 포털 처음으로 스마트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TV플러스'라는 셋톱박스만 있으면 지상파 방송은 물론 포털 다음이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월정액 없이 볼 수 있는 형태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와 손을 잡고 탄탄한 유통 경로도 확보함으로써 기존 일체형 스마트TV 시장 뿐 아니라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 기존 유료 방송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져올 전망이다.
◆ 핵심은 '실시간방송·무료VOD·클라우드'
다음은 지난 20일 제주 신사옥 다음스페이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N스크린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이용자에게 최적화한 스마트TV 플랫폼 '다음TV'와 셋톱박스 '다음TV플러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TV플러스 셋톱박스는 이달 30일부터 전국 신세계 이마트를 통해 19만9천원에 출시된다. 이후 옥션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TV튜너가 내장돼있어 TV 안테나나 케이블을 연결하면 인터넷 콘텐츠 뿐 아니라 기존 지상파 방송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다음TV는 기존 삼성·LG전자의 고가형 스마트TV와 월정액을 내고 사용하는 인터넷TV(IPTV)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용자들은 19만9천원의 셋톱박스만 구매하면 200만원 선이 넘는 고가의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아도, IPTV를 보기 위해 매달 월정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대형마트의 저가형TV와 결합상품 형식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이 최근 구입한 애플TV와 다음TV를 비교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다음TV는 많은 한글 콘텐츠를 보유하고있고 다음 클라우드를 통한 스트리밍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다음 김지현 모바일부문장은 "다음TV의 핵심은 실시간방송과 다음이 확보한 무료 VOD, 그리고 클라우드"라며 "하드웨어를 더욱 강하게 해주는 것은 그 안에 있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다음TV는 스포츠, 키즈, 주문형비디오(VOD), 앱, 인터넷으로 기본 메뉴가 구성돼있다. TV에서 이용도가 높은 키즈, 스포츠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인 '다음 클라우드' 앱, '다음TV팟' 앱 등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빨리 찾거나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와 함께 PC, 모바일에서 사진, 동영상, 문서,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저장하고 관리할 수있는 50GB 저장용량의 '다음 클라우드' 앱을 다음TV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유무선 인터넷망과 연결해 지상파 방송과 다음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월정액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향후 고사양의 게임콘텐츠를 다음TV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내년 1월 CPU 용량과 저장공간을 늘린 '다음TV 2.0'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부문장은 "다음은 PC와 모바일, 디지털뷰에 이어 스마트TV 플랫폼을 선보이며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다음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잘 보여지도록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PC와 모바일, 태블릿, 디지털뷰에 이어 TV까지 모든 스크린을 장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콘텐츠 확보 관건…망중립성 이슈도
그러나 아직 풀어야할 숙제는 많아보인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지상파 VOD 콘텐츠나 케이블 채널 등이 확보되지 않았고 망중립성 등의 이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TV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지상파 실시간 방송, 다음 키즈짱 내 애니메이션 콘텐츠, 스포츠 하이라이드, 다음TV팟 내 동영상 콘텐츠, 500여편의 영화·드라마 콘텐츠 뿐이다.
이에 김 부문장은 "케이블 방송 채널 공급을 위해 현재 케이블TV 사업자와 공동 셋톱박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지상파 방송 VOD 제공을 위해선 MBC·SBS의 'pooq', KBS의 'K플레이어' 등을 다음TV 플랫폼에 넣는 방안을 지상파 사업자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망중립성 문제도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최근 삼성 스마트TV가 과도한 망부하를 일으킨다며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다음 이병선 전략 이사는 이에 대해 "모든 이용자는 합법적인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올초부터 발효되고 있다"며 "다음TV 플랫폼이 사용하는 트래픽은 크지 않기때문에 현재로서는 다음TV가 망중립성과 관련해 문제점을 가질 소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TV 2.0에서 게임으로 인한 높은 트래픽이 유도된다면 망중립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이제 첫발을 내디딘 상황"이라며 "첫번째 버전을 가지고 앞으로 몇개월 동안 지켜보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