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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와 엘피다 공동인수 시 득실은?


부담 감소는 '得'…경쟁사에 날개 제공은 '失'

[이혜경기자] 전일 일본 언론을 통해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엘피다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인수전에 나서는 것과 비교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공동인수에 따른 부담 감소, 인수 가능성 증가 등은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인수 후 도시바가 엘피다의 모바일 D램 기술과 설비를 확보해 이 분야 경쟁력을 갖출 경우 하이닉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인수 부담 줄고, 인수 가능성은 높아져

무엇보다 공동 인수를 하게 되면 하이닉스의 자금적인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한국기업의 일본기업 인수라는 정서적 저항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이점은 또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원석 애널리스트는 "도시바는 일본 관민펀드의 자금 지원 등 일본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봤다. 또 "공동 인수로 인해 앞으로 하이닉스가 도시바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하는 경우, 고객 확보에 이점이 있고, 엘피다의 D램 제조설비 일부를 낸드 제조용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는 않지만, 단독 인수보다는 도시바와 공동 입찰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고, 인수 이후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도시바의 제안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만 폭스콘이 일본 샤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미뤄 볼 때, 일본 정부가 자국 회사들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투자나 인수에 대한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쟁사 도시바에 날개 달아줄 수도

이번 사안을 다소 보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송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제안이 현재로서는 하이닉스에 중립적인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도시바로서는 모바일 D램 확보 등 엘피다 인수 이유가 충분하지만 하이닉스는 별로 얻을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엘피다의 히로시마 모바일 D램 라인은 하이닉스의 라인보다 고비용·저효율 라인이라서 조건이 아주 좋지 않다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엘피다의 자회사인 대만 렉스칩 라인은 PC D램 라인인데, 하이닉스가 PC D램 생산능력을 굳이 증가시킬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렉스칩의 라인을 나중에 낸드 설비로 전환한다 해도 인수 조건이 아주 좋지 않은 이상 매력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동인수를 한다 해도 문제는 또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공동 인수시, 엘피다의 설비를 두 회사가 어떻게 나눌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시바는 엘피다의 히로시마 모바일 D램 라인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하이닉스는 대만 렉스칩의 PC D램 설비에 큰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것.

또 양사가 낸드 부문에서는 경쟁 상대인데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도시바가 모바일 D램 기술과 설비를 확보해 MCP(Multi Chip Package: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묶어 하나로 만든 반도체)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지니게 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인수조건이 매우 좋은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최대 경쟁사인 마이크론으로 엘피다가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도시바와의 공동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무튼 하이닉스와 도시바는 낸드 분야의 경쟁 상대다. 엘피다 인수전에서 과연 '적과의 동침'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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