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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저작권법 쫄지말고 찾아오세요"


박경신 교수, 무료 상담 사이트 운영

[김현주기자]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명예훼손죄로 기소됐다고 생각해보세요.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하겠죠. 이럴 때 쫄지마! 사이트를 찾아오면 속 시원히 해결해드릴 수 있어요."

박경신 고려대 법률전문대학원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위원)는 이달 초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무료 법률 상담사이트인 '인터넷법클리닉(http://internetlawclinic.org)' 운영에 들어갔다.

일명 '쫄지마! 박경신 클리닉'으로 불리는 이 사이트는 인터넷 명예훼손·저작권법·상표법 등으로 인한 고충에 대해 무료로 상담해준다.

이를테면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이 왜 차단·삭제됐는지, 다른 사람이 올린 게시물이 내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알고 싶으면 상담 신청할 수 있다.

영화,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일부 삽입한 영상 등으로 인해 저작권 소송에 휘말릴까봐 걱정하는 제작자들도 문의할 수 있다. 어떤 상품의 사용후기나 제품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은데 부정경쟁방지법 소송에 휘말릴까봐 포기한 이용자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고소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같은 '위축효과'로 인해 현행법 상 합법적인 표현물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제작하는 것을 꺼려해서는 안 됩니다."

3월 초에 정식으로 문을 열고 제대로 홍보한번 하지 않았지만 클리닉 사이트에는 상담 신청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박 교수는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데 영화 속 주인공이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 장면이 저작권 침해가 아닐지 묻는 등의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법무법인에서 저작권 침해와 관련 내용 증명을 받고 고통을 겪는 창작자를 돕기도 했다.

일단 인터넷을 통해 상담이 들어오면 박경신 교수를 비롯한 로스쿨 학생들 6명이 다양한 판례와 법을 분석해 답변해준다. 박 위원은 '쫄지 않을'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하기 때문에 답변을 제공하는 데 일주일 정도를 소요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법클리닉'은 최근 '재능기부'할 현역 법률 전문가나 저작권·명예훼손·상표·개인정보 등 분야 전문가들을 찾고 있다. 박 교수를 비롯 로스쿨 학생들이 상담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무적 경험을 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경신 교수는 "실제로 상담해보면 책에 안나오는 것들이 있다. 이를 테면 저작권 침해와 관련 실제로 형사처벌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것을 물어보면 답을 하기 곤란하다"며 "가난한 예술가들, 일반 시민들이 관련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도움을 줄 자문 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법은 실제로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어떨 땐 악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저작권법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동안 문화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저작권자의 권리를 위한 연구가 주로 이뤄졌어요.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을 위한 창구는 없었죠, 무료 상담을 통해 피해자들을 구제해주고. 이로 인해 새로운 시각을 가진 법률가들이 길러지는 것을 보면 보람이 있어요."

'인터넷법클리닉'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싶은 법률 전문가들은 박경신 교수 이메일(kyungsinpark@korea.ac.kr)로 문의할 수 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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