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공정위 조사방해에 '진노'

[이균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해 과징금을 물은 사건과 관련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21일 오전 열린 사장단회의를 브리핑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회장이) 화를 많이 내셨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또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정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반성하며 "혹시 회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일부 임직원의 그릇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또 "그룹은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며, 사장들이 직접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룹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면서 확고한 재발방지 노력을 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회사를 평가할 때 정량적인 경영실적 이외에 얼마나 법과 윤리에 맞춰 준법경영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에 대한 강한 징계를 주문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삼성전자 보안담당 및 용역업체 직원들이 공정위 조사공무원의 출입을 지연시키는 동안 해당 부서에서 자료를 폐기하고 조사 대상자의 PC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지난 18일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임원 2명에게 각각 5천만원씩 1억원 등 총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