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1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간 힘겨루기가 당내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1차 공천자 명단을 비대위 의결 전 전격 발표하자 일부 비대위원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그간 우려돼 온 '공천 갈등'이 표면화할 위기에 처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28일 "비대위에 안이 올라와 의결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정 위원장이 '나는 독자적인 독립성을 가졌다'고 말하고 회의장에서 나가 명단 발표를 했다"며 "통상적인 조직에서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겨냥, "태도가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재오 공천'을 둘러싼 비대위와 공천위의 갈등 상황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사실상 공천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이 의원이 (공천) 되기는 했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알아서 했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고, "공천위가 독립기구니까 단독으로 발표한다는 데 박 비대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얘기를 안하고 임의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며 박 비대위원장과 공천위 간 사전교감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부 비대위원이 공천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재의를 요청했는데 불과 두어 시간 만에 또 다시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공천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두 비대위원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 위원장은 "앞으로 공천안을 비대위에 별도로 보고하지 않겠다"고 밝혀, 공천을 둘러싼 비대위-공천위 간 갈등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공천위가 다음달 초 2차 공천자 명단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번 갈등이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경우 또 한 번의 충돌이 우려된다.
당내에선 '공천 파열음'이 지속될 경우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어 조만간 박 비대위원장이 '수습'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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