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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엘피다 부도설…국내 반도체 업계 반사이익?


청산 않더라도 경쟁력 약화 및 점유율 감소 전망

[김지연기자] 세계 3위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자금 문제로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선두 반도체 업체들이 얼마나 반사 이익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최근 대출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및 채권은행단과 유동성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되자 지난 14일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엘피다가 2011년 회계연도(2011.4~2012.3월)까지 상환해야 할 대출 채권은 약 1천억엔. 하지만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00~600억엔 수준에 불과해 자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엘피다가 제 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파국을 맞을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5%,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22%였으며, 3위인 엘피다의 점유율은 12% 수준이었다.

◆반사이익을 얼마나 키울 것이냐가 관건

아직까지는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엘피다가 부도에 내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증권 박현 연구원은 "엘피다가 파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내비친 것은 정부를 압박하려는 노림수"라며 "결국 일본 정부가 손들고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더라도 국내 업체들에 호재이기는 마찬가지다. 반도체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세공정 전환이 자금 문제로 인해 삐걱거리는 것은 곧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정부가 엘피다의 채권 만기를 연장해 주고 D램 업황이 회복되면 엘피다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겠지만 부진한 설비투자 여력을 감안할 때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해외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기정사실이고, 국내 업체들이 어느 정도 격차를 벌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얘기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역시 이달 초 실적설명회에서 "경쟁 업체들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태라 어떻게 되든 획기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에는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은 주식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엘피다가 정부 및 채권단과 유동성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5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5% 이상 올랐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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