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환자 10명 중 6명은 '비만'

[정기수기자] 살이 찔 경우 건선 발생률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일 생기한의원 네트워크에 따르면 건선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비만인 환자는 88명(58%)으로 정상 체중(59명, 39%)이나 저체중(4명, 3%) 환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은 신체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생기는 면역질환이다. 피부 표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잉 증식해 피부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발병하는데, 피부각질이 하얗게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증상이 더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조사결과 고도 비만일수록 건선이 중증으로 악화되고 2차적 피부질환이 동반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면역체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T세포(면역세포)의 활동력이 살이 찌면 저하되는 데 원인이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이를 '습담' 작용으로 해석한다. 습담은 일종의 영양물질과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정체된 물과 기름 덩어리를 말한다.

유옥희 생기한의원 원장은 "누적된 습담은 대사·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키고 기력을 쇠약하게 만드는 등 면역력을 저하시킨다"며 "실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건선환자들은 살이 접히는 부위가 많아 피부마찰과 땀에 의해 짓무름, 림프부종 등으로 인한 피부각화증 등을 동반해 정상 체중 건선환자보다 치료기간이 2~3배 더 길었다"고 설명했다.

건선치료는 보통 스테로이드제를 환자에게 처방하거나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요법 등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저하된 면역력을 정상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유 원장의 설명이다.

유 원장은 "과체중·비만 건선환자들은 치료 후에도 재발이 잦아 단순히 피부에 발현되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보다는 체중조절과 함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치료를 해야 한다"며 "고열량·고지방의 식단을 피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