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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계정 인증 "도대체 기준이 뭐야?"


[김익현기자] "도대체 기준이 뭐야?"

트위터가 연초부터 구설수에 휘말렸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내 웬디 덩의 계정이 가짜로 판명된 때문이다. 게다가 웬디 덩의 트위터에는 '공식 인증' 마크가 버젓이 붙어 있었다. 트위터 측이 짝퉁 계정에 진짜 마크를 붙여준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의 유명인사 인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증 과정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기준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2009년 첫 도입…신청제에서 임의부여 방식으로 바꿔

트위터가 처음 계정 인증 제도를 도입한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당시 트위터는 가짜 계정 때문에 송사에 휘말렸다. 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이 가짜 계정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면서 트위터를 전격 제소한 것.

이 사건 직후 트위터 측은 곧바로 베타 서비스로 인증 마크 제도를 도입했다. 그 무렵 저명 인사들이 연이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점 역시 고려한 조치였다.

초창기엔 트위터 사이트에 있는 신청서만 작성하면 누구나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트위터는 정책을 바꿨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사안별로 인증 마크를 붙여주기로 한 것. 빌 게이츠를 비롯한 저명 인사들의 계정에는 트위터가 인증한다는 마크가 붙게 됐다.

하지만 웬디 덩 사건을 통해 트위터의 인증 절차가 허점 투성이란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여기서 잠시 웬디 덩 사건을 한번 되짚어 보자.

지난 해 12월31일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머독은 지난 2일 "파산한 나라 주제에 영국인들은 휴가를 너무 많이 즐긴다"는 글을 올렸다. 그 글이 올라온 직후 웬디 덩이 "루퍼트!!! 이 트윗 삭제해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웬디 덩의 댓글이 올라온 직후 머독이 문제가 된 글을 삭제하면서 외신들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인증' 마크를 단 웬디 덩 계정이 가짜로 드러난 것. 웬디 덩 계정을 만든 것은 영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웬디 덩 가짜 계정을 만든 영국인은 "장난삼아 만들었다"면서 "계정에 파란색 인증 마크가 붙는 걸 보곤 깜작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계정을 인증받는 과정에서 트위터 측으로부터 진짜 계정인 지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단 한차례도 받은 적 없다"고 털어놨다. 등록하면서 사용한 이메일 계정으로 확인 메일이 온 적조차 없다는 얘기였다.

트위터 측은 웬디 덩 가짜 계정에 어떻게 승인 마크를 붙여줬는 지, 또 갑자기 승인 마크를 떼 버린 이유는 뭔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트위터 신뢰기반 훼손될 수도"

트위터는 계정 문제를 놓고 연이어 구설수에 휘말렸다. 특히 최근 미국 법무부 측이 테러 조직과 연계된 계정을 삭제하라는 압박을 가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일부 로비 그룹들은 아예 트위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러 조직에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그들을 지원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웬디 덩 '짝퉁 계정' 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트위터가 인증 과정과 기준을 비밀에 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신뢰가 생명인 트위터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기가옴은 "트위터의 자의적인 인증 절차보다 더 문제는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가옴은 또 트위터가 지금처럼 인증 기준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엔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트위터가 먼저 투명한 시스템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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